현 정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국정과제로 삼고 추진 중이다. '개인 맞춤형 진로교육을 통해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 주는 행복교육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꿈과 끼를 키우려면 학생의 적성을 찾고 그에 따른 진로 설계가 필수다. 최근 진로교육이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진로교육의 삼위일체를 이루는 교사·학부모·학생의 생각은 어떨까. 꿈과 끼 찾기를 가능케 할 대안도 제시한다.

◇교사는 난감하다

전국 중·고교 수는 총 5520개. 이 가운데 2014년 기준 94.5%인 5215개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됐다. 언뜻 높아 보이지만 '1교1인'임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진로교육학회 학교운영부위원장인 김상영 경기 안산 별망중 교사는 "막중한 책임감에 비해 환경은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별망중의 전교생은 약 1300명이지만 진로진학상담교사는 김 교사 한 명이다. 더구나 경기도교육청의 기간제교사 감원 계획 탓에 주 업무인 상담과 진로 교육에 쏟을 시간은 줄고, 수업 부담은 늘어난다. "예전에는 회초리 들고 한 반 50명 학생을 낙오 없이 끌어나가는 게 교육이었죠. 지금은 시대가 변했잖아요. 학생 개인에 대한 '매칭'이 필요하죠. 그러나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질 않아 교사의 각개전투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적성검사 자료도 알아서 모아야 해요."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 김종우 서울 양재고 교사는 이런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책 읽기를 통한 비전 찾기 △교사 컨설팅 등을 통해 양재고의 2015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성과를 낸 그에게도 진로교육이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맞춤 진로 컨설팅을 위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적성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상담은 훨씬 수월하겠죠. 어떤 과목이 적성에 맞는지 그래서 어떤 대학입학전형에 유리한지 등을 금세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학생·학부모도 답답하다

정예린(강원 정선 사북중 2년)양의 자유학기제 체험 수기는 지난해 12월 23일(화) 열린 '2014년도 중학교 자유학기제 성과발표회'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중학교 2학년 1학기를 자유학기제로 보내며 경찰이라는 꿈을 찾게 된 정양은 경찰대 진학을 위해 학업에 매진하는 중이다. 그러나 정양은 "모두 나처럼 운이 좋진 않았다"고 말했다. "요새 인기 많은 직업 체험 프로그램은 경쟁률이 높아서 자기 적성과 전혀 다른 체험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적성을 정확히 파악해 나눴다면 다 같이 즐겁게 체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경북 포항 구정초 학부모회는 자체적으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재학생의 잠재된 끼를 찾아주기 위해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함께 '꿈을 찾아 떠나는 행복음악회'를 개최한 것. 이 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김순희 학부모회장은 "학부모 대상 진로교육이 있을 때도 빠지지 않고 찾아 듣는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를 적극 찬성하고 아이 인생은 아이에게 맡겨두자는 엄마인 그에게도 고민은 많다. "이제 아이가 중학교에 가면 지금보다 교과 공부가 중요하잖아요. 학교에서 아이의 적성을 찾고 그걸 잘 살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그는 "기존 설문조사 형식의 단순한 적성검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브레인 스위트 스폿'을 찾아라

전미교육협회(NEA)는 지난 2002년 21세기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4C교육' 과정을 개발해 발표했다.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업능력(Collaboration) △창의력(Creativity) 등 핵심역량 네 가지의 앞글자를 땄다. NEA는 유치원부터 우리나라의 고 3에 해당하는 12학년까지 발달단계에 따라 공교육 현장에서 각 역량을 키우려면 어떤 교수법을 활용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안진훈 MSC브레인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4C교육처럼 발달단계별 특성을 파악해 공교육의 방향이 주입식 '티칭'이 아닌 맞춤식 '코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가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할 때쯤 학년이 끝나버리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새 학년 시작과 동시에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뇌적성검사 보시(BOSI)를 제안했다. 타고난 뇌 성향, 즉 '브레인 스위트 스폿'(Brain Sweet Spot)을 찾기 위해서다. 안 대표는 "인생의 승리는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보시는 적성을 몰라 헤매는 학생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 단언했다.

문의: (02)557-9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