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세력 간 교전이 끊이지 않아 위험한 지역으로 꼽혔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소말리아로 몰려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터키가 소말리아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두각을 보인다고 BBC가 15일 보도했다.
모가디슈는 인도양 연안의 항구 도시다. 과거에는 무장세력들이 서로 항구를 장악하기 위해 모가디슈항구(모가디슈국제항)에서 교전을 벌였으나, 지금은 여느 항구와 다를 바 없다. 시멘트와 차량, 쌀 등의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수시로 모가디슈항구를 드나들며, 화물을 운반하는 대형 크레인도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현재 모가디슈항구를 운영하는 회사는 터키 회사다. 터키 회사가 올해 9월 모가디슈항구를 인수하고 나서 월수입은 400만달러(약 44억원)로 늘었다. 항구에서 벌어들인 돈의 55%는 바로 소말리아 정부로 보내진다.
모가디슈 곳곳에는 터키 국기가 펄럭인다. 터키인들은 항구 외에 소말리아의 공항, 병원, 건설 사업에도 진출했다. 터키의 국적 항공사인 터키항공은 1주일에 모가디슈행 비행편을 4차례 운항하는데, 외국 항공사가 이렇게 하는 건 2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BBC는 전했다. 2000여명을 수용할 터키풍의 모스크(이슬람교 사원) 건설에도 터키 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BBC는 외국인에 배타적인 소말리아에서 터키가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가는 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전했다. 2011년 기근이 소말리아를 덮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을 때, 당시 터키 총리였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말리아를 직접 방문해 소말리아 정부와 현지인의 호감을 샀다.
BBC는 “당시 외국인들은 소말리아와 관련된 사업도 소말리아에서 직접 하지 않고 케냐 등 이웃 국가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거리에서 굶주린 아이들을 안아주고 난민캠프를 찾아가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말리아가 터키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말리아에 공을 들인 것은 소말리아의 천연자원을 개발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리카에 매장된 막대한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권을 얻고 새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