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소속 팀 '미네소타 바이킹'과 '워싱턴 레드스킨스〈사진〉'의 경기가 열린 2일 인디언계 주민 5000여명이 경기장 앞에 모여 "레드스킨스란 팀명을 쓰지 말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왜 인디언은 레드스킨스라는 표현에 반대할까.
레드스킨(Redskin)은 미 인디언을 지칭하는 속어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 정착 이후 원주민인 인디언을 박해하면서 생긴 단어다. 이주·개척이 활발하던 18세기, 영국 식민 정부는 정착민들에게 12세 이상 인디언 남성의 머리 가죽을 가져오면 교사 1년 연봉에 맞먹는 보상금을 지불했다. 레드스킨은 인디언의 머리 가죽이나, 피투성이가 된 시신 등을 뜻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델라웨어 인디언들이 몸을 꾸미는 데 사용하던 붉은 물감에서 유래했다는 설, 인디언 메스카와키족의 추장 '검은 천둥'이 자신들을 '레드스킨'이라고 지칭하면서 널리 퍼진 용어라는 설 등이 있다.
1932년 창단, 현재 워싱턴DC를 연고지로 활동 중인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오랫동안 인디언들로부터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정작 레드스킨스는 "미국 원주민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은 것"이라며 인디언 머리 모양 로고와 함께 이 이름을 고수하고 있으며, '스킨스'란 약칭도 대중의 뇌리에 굳어진 만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1992년 인디언들은 1992년 "레드스킨스 팀명이 인종차별적"이라며 NFL을 상대로 레드스킨스의 팀명에 대한 상표권 취소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도 결국 "이름 때문에 모욕을 받는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종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