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오는 2015년 12월로 예정됐던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전환(이양) 시기를 2020년대 중반 이후로 늦추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구체적 전환 시기를 못박지 않은 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한국군의 필수 능력 등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예산 문제 등을 감안하면 전작권은 사실상 무기 연기에 가까운 형태로 10년 이상 재연기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은 또 용산 기지가 오는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한미연합사령부는 현재의 용산 기지에 두고,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던 주한 미 210화력여단도 2020년쯤까지 경기도 동두천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3일 오후(현지 시각) 미 워싱턴 펜타곤(국방부)에서 제46차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열고 이렇게 합의하고 15개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해 이후 본격 검토해온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과 관련, 전작권 전환 후 한미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구비, 국지 도발 및 전면전 초기 단계에서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한국군 필수 능력, 북핵 문제 등 안정적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반도 및 역내 (域內) 안보 환경 등 3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국군에 전작권을 넘길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양국 장관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사실상 무기 연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무기 연기는 아니며 전환 시기는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가 완성되는 2020년대 중반쯤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한미연합사령부의 서울 잔류 논란과 관련, 연합사 건물과 지하 벙커(CC 서울), 8군사령부 건물, 연병장 등은 현재의 용산 기지 안에 그대로 두기로 해 용산공원 조성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연합사 잔류 면적은 전체 용산 기지 265만㎡(80만평)의 10%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본지 7월 14일자 A1면 보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