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누구나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막상 마지막 10년이 닥치면 대다수가 궁핍하고 고독해질까? 분석 결과, 두 가지 현상이 뚜렷했다.

배우는 기간 길어지고, 돈 버는 기간 짧아졌다

정확한 대학 진학률 기록은 1980년대치부터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동갑인 52년생은 그전 세대에 속하는데, 열 명 중 세 명꼴이 채 안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대학 진학률이 큰 폭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대학 정원이 대폭 늘어난 81학번의 경우, 세 명 중 한 명이 대학에 갔다(35.3%). 94학번으로 내려오면 대학 가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됐다(45.8%). 03학번인 84년생은 열 명에 여덟 명이 대학에 진학했다(79.7%).

반대로 취업난은 갈수록 악화됐다. 돈 버는 젊은이가 계속 줄었다. 52년생과 62년생은 스무 살 때부터 스물아홉 살 때까지 나이를 먹을수록 돈 버는 사람이 차곡차곡 늘어났다. 이와 달리 75년생과 84년생은 스무 살 초입에 아르바이트로 반짝 돈을 벌다가, 서른 살이 가까워지면 오히려 돈 버는 사람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오진호 통계개발원 사무관이 "장기적으로 보면, 부모와 자식이 둘 다 괴로워지는 구조"라고 했다. 부모는 부모대로 다 큰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노후 준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다. 자식은 자식대로 저축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 중장년이 되어서도 지금 부모 세대만큼 기반을 닦아놓지 못하기 쉽다.

외톨이가 늘어났다

세대별로 '환갑 이후의 여생'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니, 52년생은 60세를 넘긴 뒤 평균 20~25년 더 살 것으로 나타났다. 62년생은 21~26년, 75년생은 23~27년, 84년생은 24~28년의 인생이 환갑 뒤에 남아 있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태어난 사람 중 여든 넘어 사는 사람의 비율도 빠르게 올라갔다. 52년생은 출생 인구 열 명 중 다섯 명만 여든을 넘기는데, 다음 세대로 가면 그런 사람이 열 명에 일곱 명, 여덟 명으로 계속 늘었다.

동시에 결혼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결혼하는 나이도 뒤로 밀렸다. 이혼율이 한동안 오르다 이제 주춤했다고 하지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가깝지 다시 옛날처럼 낮아지진 않았다. 1인 가구 비율은 단 한 번도 꺾이는 일 없이 증가 일로를 갈 것으로 추정됐다(2005년 20.0%→2030년 32.7%). 인생은 점점 길어지는데, 길어진 인생을 함께 보낼 사람이 없어 결국 외톨이가 되는 사례가 증가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