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포로 훈련 도중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제대로 된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은 채 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군대전병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훈련 중 고통을 호소하는 대원이 발생할 경우 대처 상황은 마련돼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전사 정훈기획장교 안동보 중령은 "아직 이번 훈련과 관련해 상황에 대처하는 내용을 적은 매뉴얼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숨진 이모(23), 조모(21) 하사는 훈련 중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중령은 "미국 특전사에서 시행하는 훈련을 실전감 있게 준비해 시행하기 위해 올 4월부터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처음 시행한 훈련에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13여단 교육훈련기획장교 담당 김홍정 중령은 "포로로 잡혔을 경우를 대비, 결박된 상태에서 결박을 풀고 탈출하는 내용의 훈련으로 야간에 훈련 강도를 높이기 위해 (머리에 씌운) 두건의 끈을 묶었다"고 사고 발생 당시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두 하사가 고통을 호소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실제로 힘들다 표현했는데 훈련이다 보니 본인들도 조금 더 참았던 것 같다"며 "교관들이 훈련인원의 고통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현재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중령은 "훈련 중 인권을 유린할 만한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들은 원인 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섣부른 추측이나 의혹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승용 육군 홍보과장은 "최근 군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많아 조심스럽지만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음에도 브리핑을 하게 됐다"며 "현재 사고 현장 감시 및 검시를 위해 경찰과학수사대와 민간 전문가를 투입해 조사하고 있고 원인 규명을 위해 육군 감찰실장 등이 해당 부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오후 10시 40분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청주시내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고, 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전모(23) 하사는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한 뒤 대전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두 하사의 사인(死因)에 대해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군은 유가족이 원하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입력 2014.09.03. 14:42업데이트 2014.09.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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