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이 역대 최단 기간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이순신을 역사 속 최고의 영웅으로 꼽는 우리와 달리 북한에서는 임진왜란 때 장군 정도로 인식하고 있으며 을지문덕·강감찬 장군보다 인기가 떨어진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북한은 논개 대신 계월향을, 유관순 대신 김금순을 영웅시하는 등 남한과 다른 역사 교육관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
영화 '명량'으로 이순신 열풍이 대단한데, 김씨 일가 유일 독재 체제인 북한에선 이순신 장군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그냥 장군 쯤으로 본다고 합니다. 논개와 유관순이 누군지도 모른다는데, 그 이유를 김정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우리에게 '성웅'으로 칭송받는 이순신이 북한에선 임진왜란 때 승리한 장군 정도로 인식됩니다.
남해에서 활약한 이순신 장군 대신 을지문덕과 강감찬 장군같이 고구려·고려 시대 북방 지역에서 활약했던 장군의 인기가 한때 높았습니다. 하지만 1967년 항일 무장투쟁 운동가 출신으로 독재에 반대했던 '갑산파'를 숙청한 후 김일성 우상화가 가속화하면서 역사 속 영웅들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김일성을 유일한 영웅으로 치켜세우면서 다른 영웅들은 평가절하된 겁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의 적장을 껴안고 투신한 논개와 유관순 항일 열사도 북한 주민에겐 생소한 이름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논개 대신, 평양의 계월향을 최고의 기생으로 꼽습니다.
계월향은 임진왜란 당시 연인인 김응서 장군과 함께 왜장을 죽인 후 김응서를 살리기 위해 자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북한은 그녀가 배를 갈라 자결한 언덕을 '가루개'로 부르고, 그 일대를 월향동으로 정했습니다.
북한이 유관순 열사 대신 내세우는 김금순은 항일아동단 소속으로 온갖 고문에도 조직의 비밀을 지키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금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딴 학교가 생겼고, 교정엔 동상까지 세워졌습니다.
영화 '명량' 흥행으로 영웅에 대한 남북한 인식 차이가 새삼 부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