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대호 기자] "태군, 태군. 찰리 코리안 티처 이스 유.(Charlie's Korean teacher is you.)"

경기를 앞둔 5일 사직구장. 롯데 훈련이 끝난 뒤 원정팀 NC 선수들이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점령했다. NC 포수 김태군은 포수들이 모여서 훈련하는 장소인 백네트 쪽에서 강인권 배터리코치와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때 롯데 더그아웃에 나타난 쉐인 유먼이 잠시 김태군을 지켜보더니 "너가 찰리의 한국어 선생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갑작스러운 시비(?)에 김태군은 대답없이 웃기만 하고 훈련에 매진했다. 사교성이 뛰어난 유먼, 그리고 김태군은 서로 다른 팀이지만 가끔 말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다.

유먼이 갑자기 김태군에게 이런 말을 한 까닭은 무엇일까. 찰리는 3일 문학 SK전에서 선발로 등판,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가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때 찰리는 한국어로 구심에게 욕설을 했고, 이 때문에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찰리는 200만원 벌금과 40시간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고, 4일 경기를 앞두고는 기자회견을 열어 팬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바로 욕이라고 한다.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보다 욕을 먼저 배운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이번에도 찰리가 한국어로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타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제 유먼은 한국무대 3년 차다. 한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먼은 "난 욕은 모른다"고 능청스럽게 넘긴다. 그에게 "그럼 당신의 한국어 선생은 누구인가"라고 물어봐도 유먼은 "절대 말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올해도 유먼은 구수한 부산사투리가 새겨진 티셔츠를 제작, 팀원들에게 나눠줬다. 선수 뿐만 아니라 스태프, 구단에서 일하는 직원에게까지 모두 한 장씩 돌렸다. 그 앞면에는 '뭐라카노?', 뒷면에는 '삐�셜'이 새겨져 있다. '삐쳤나'의 부산 사투리를 유먼 나름대로 듣고 한글로 옮긴 것인데, 유먼은 "(이)명우와 (최)대성이 내 한국어 선생님"이라고 지목했다. 이명우는 롯데에서도 부산 사투리가 심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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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