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상황을 그린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한 장면.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아웃브레이크'(Outbreak)는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발생하는 대혼란을 그린 영화다. 공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변종(變種)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미국으로 밀수입되면서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실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일이 가능할까. 대부분 전문가는 일단 "확률이 낮다"고 주장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영화와 달리 공기를 통해서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사람·동물과의 접촉이나 분비물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되는 사스(SARS)나 조류인플루엔자보다 전염성이 약하다.

생활 풍습이 아프리카와 다른 점도 에볼라 바이러스의 세계적 창궐을 막는 중요 요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 동물은 박쥐의 한 종류인 '과일박쥐'로 알려졌는데,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과일박쥐를 넣고 국을 끓여 먹는 것이 유행이다. 또 침팬지 등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동물과의 접촉도 타 지역보다 월등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장례를 지낼 때 시신을 손으로 어루만지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어 감염자 시신과의 접촉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여행객이 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고열, 구토 등 다른 질병과 비슷하기 때문에 감염 여행객이 조기에 확진을 받기 어려운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공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되는 변종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BBC가 전했다. 현재까지 5개의 변종이 발견됐는데, 그중 동물에게만 감염되는 레스턴종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새로운 변종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