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20~26일 실시하는 연합 해상군사훈련 구역이 우리 정부가 작년 12월 새로 확대 선포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의 이어도 남쪽 일부를 침범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중·러 훈련 구역은 장강(長江) 하구 동쪽 동중국해 일대로 한·중·일 3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부분이다. 중국이 이곳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외국 군용기의 영공 침입을 사전에 막고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설정하는 공중 구역이다.

중국의 이번 군사 훈련 실시는 해당 지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강화하고 한·미·일 연합 방위 체제에 맞서 중·러 간 군사 협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찰기와 해군 함정을 출동시켜 해당 지역에 대한 감시·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주한 중국 무관을 국방부로 불러 KADIZ 상에서 군사 훈련 시 미리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상하이서 만난 中·러 정상… 합동 군사훈련 참관 - 시진핑(習近平·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막한‘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중·일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열린 중·러 합동 군사훈련인‘해상연합-2014’개막식도 참관했다. 시 주석은“2차 대전 전후(戰後) 국제 질서를 수호해 군국주의의‘야만적 침략’이라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러가 일본의 군사력 확대 조치에 대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