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세보단 간접세로 나라 곳간을 채우는 국가들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전세계 130여개국을 조사한 결과 간접세를 인상한 국가는 1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10개국 중 1개국 꼴로 간접세금을 올린 셈이다. 반면 간접세율을 내린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같은 기간 직접세인 법인세를 인상한 곳은 9개국에 그쳤다. 오히려 법인세를 낮춘 쪽이 많았다. 총 24개국이 법인세를 낮췄다.

직접세는 납세의무자와 실제로 세금을 내는 담세자가 일치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득세나 법인세가 여기에 속한다. 소득이나 재산에 대해 일정 비율로 세금을 물기 때문에 소득 이전에 의한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다. 반면 간접세는 납세의무자와 담세자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 부가가치세나 소비세가 대표적이다. 소비자의 소득과 상관 없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문다. 이 때문에 간접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과세 정책을 집행할 경우 부의 불균형이 더 커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간접세를 올린 나라에는 키프로스와 핀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일본은 간접세 중 하나인 소비세율을 이달부터 인상했다. 기존 5%에서 8%로 올렸다. 일본 정부는 경제 추이를 지켜본 뒤 단계적으로 10%까지 올릴 계획이다. 간접세가 가장 높은 곳은 헝가리(27%), 가장 낮은 곳은 네덜란드령 아루바섬(1.5%)이었다.

직접세인 법인세를 인상한 곳은 칠레, 그리스, 인도, 이스라엘, 룩셈부르크였다. 덴마크와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등은 세율을 낮췄다.

법인세가 가장 높은 곳은 몬테네그로(9%)였다. 가장 높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로 55%를 기록했다. KPMG는 “실제 부과 세율과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KPMG는 “경제위기 이후 법인세는 안정되는 모양세를 보였다”며 “기업세 인상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 결과”라고 말했다.

KPMG는 보고서에서 “경제위기 이후 각국이 조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 골몰하는 가운데 직접세 인상보단 간접세 인상을 채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