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다시 한 번 세월호 침몰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기지에서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 연설을 통해 “우리의 한국인 친구들, 많은 훌륭한 젊은이들이 사라졌다는 점에 가슴이 무너진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의 죽음에 직면해서도 다른 모두가 구명조끼를 가졌는지를 확인하려던 젊은 여성과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길이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한 남성의 영웅적이고 이타적인 얘기에 고무받게 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구조와 복구 노력을 도울 것”이라고 언급한 뒤 한국어와 영어로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라고 외쳐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민을 대신해서 세월호 침몰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너무 많은 학생이 희생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두 딸을 가진 아버지이고 그 희생당한 학생들과 거의 비슷한 나이가 바로 우리 딸들의 나이”라면서 “지금 현재 그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떤지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젊은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본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제안했다.
그는 또 “미국에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백악관에 걸려 있던 성조기를 박 대통령에게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백악관의 ‘잭슨 목련(Jackson Magnolia)’에서 씨앗을 받아 기른 묘목을 단원고에 기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목련 나무는 아름다움을 뜻하고 또 매년 봄마다 새로 피는 그런 ‘부활’을 의미한다. 그 모든 (희생된) 학생들과 의미를 같이한다고 생각해서 이 목련 묘목을 단원고에 바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에 목련을 처음 들여온 사람은 1829년 3월부터 1837년 3월까지 재임했던 미국의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레이첼을 그리워하며 심은 것이다. 이후 이 목련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 대한 위로와 봄마다 다시 피어나는 ‘부활’의 뜻을 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