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선체 옆면이 해저바닥에 닿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선체가 더 이상 떠 있지 않고 바닥에 닿았다는 것은, 한줄기 희망이었던 선체 안 에어포켓(air pocket·수중 공기 공간)이 사라졌다는 가능성을 의미할 수도 있어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이용욱 해양경찰청 정보수사국장은 이날 오전 10시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세월호의 좌측 전도(顚倒)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현재 배 상태가 오른쪽 옆면이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데 정확히 답변해 달라"는 실종자 가족의 요청에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수면으로부터 10m 정도 더 내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언제 어느 방향으로 넘어졌는지, 기울어진 원인은 무엇인지 단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선체가 바닥에 닿았다는 것을 당국이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국장은 "어제부터 선체 공기 주입과 수색작업, 해군의 리프트백(공기주머니) 작업을 병행했는데 무엇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체 내부의 에어포켓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국장은 "선내에 공기가 전혀 없을 경우 수압이 같아 문이 잘 열리는데, 어떤 공간은 문이 잘 안 열린다"며 "그런 걸로 봐서 아직도 에어포켓이 있다고 판단하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잠수사들이 발견한 시신 3구가 있었던 곳은 물로 꽉 차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해저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배우는 좌우 대칭이기 때문에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며 "선미 쪽으로 진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실종자 가족은 "배가 바닥에 닿았다면 에어포켓이 있을 가능성이 없다", "진입로 확보에만 3일 걸렸는데 어느 세월에 작업을 한다는 말이냐"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국장은 "선제적으로 완벽하게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