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엘사 드레스 때문에 죽을 지경이에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엘사가 입었던 드레스 때문에 엄마들이 신음하고 있다. 일명 ‘엘사 드레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타고 가격이 치솟으면서 미국 엄마들의 ‘등골 브레이커(비싼 값에 허리가 휘게 만드는 유행 상품)’가 됐다고 블룸버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터넷 경매 쇼핑몰인 이베이에서 판매되는 엘사 드레스 가격은 한 벌에 1600달러(약 170만원)까지 치솟았다. 디즈니 매장에서 파는 정품 엘사 드레스는 이보다 낮은 50~150달러 수준. 하지만 보석 장식이 달린 한정판 엘사 드레스의 경우 온라인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팔린다. 이베이에서 판매되는 정품 엘사 드레스 가격은 최소 187달러에 이른다. 높은 가격이 부담되는 부모들은 225달러에 판매되는 복제품을 사거나 손수 바느질해 만들기도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네 살 난 딸을 키우는 마케팅 컨설턴트 아린 코스텔로 사례를 소개했다. 코스텔로씨도 딸을 위한 엘사 드레스 찾기에 고심한 경우다. 반짝이는 하늘색 천에 하얀색 망토가 연결된 엘사 드레스는 딸 또래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최고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상점에서 동이 나 구하기도 쉽지 않다.
코스텔로는 “운 좋은 엄마들은 엘사 드레스를 샀다고 자랑한다”면서 “하지만 그 후에는 아이들이 이 드레스만 입겠다고 고집을 피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엘사 드레스가 처음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겨울왕국이 미국에서 개봉된 초기에는 엘사 드레스가 잘 팔리지 않아 판매점들도 사전 주문을 너무 많이 한 것은 아닌지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부터 인기가 급증하면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엘사 드레스는 중국 공장에서 제작된다. 게다가 중국 춘절을 맞아 공장들이 제작을 중단하면서 드레스 기근이 극심해졌다.
캘리포니아에서 디즈니 라이센스 소녀옷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데나 오로린 작스 퍼시픽 관리자는 “상점들이 드레스를 충분히 주문하지 않았다”며 “월마트, 타겟 등이 주문했던 양은 이미 1월에 매진됐다”고 말했다.
디즈니로서는 영화 흥행 성공에 이어 캐릭터 상품으로 또한번 큰 수입을 올리게 됐다. 세계 최대 라이센스 기업인 디즈니는 애니메이션과 연관된 장난감, 인형, 옷 등을 파는 것이 주요 회사 전략 중 하나다. 엘사 드레스로 제대로 된 잭팟을 터트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