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페이스북

국산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를 활용한 이른바 ‘타요버스’가 인기를 끌면서 여·야 간에 미묘한 ‘저작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누가 만들었든 먼저 응용하면 장땡 아니냐”고 발끈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쌩쌩 잘나가는 타요 버스, 여야 때아닌 원조 논란’이라는 한 종편방송 기사를 링크한 뒤 “누가 만들었든 먼저 응용하면 장땡 아닌가요??”라며 다소 발끈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이어 박 시장은 “세상에 하고 많은 캐릭터가 있으면 뭐하나요??”라며 “먼저 써먹는 게 임자지요. 창조경제는 응용. 융복합이 아니던가요???”라고 반박했다.

이는 최근 일부 언론이 ‘타요버스 인기의 공(功)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등에 대한 보도를 이어간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장땡” “먼저 써먹는 게 임자” 등 다소 거친 표현을 쓴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시장의 이 같은 글에 네티즌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서울시장이 장땡? 저는 삼팔광땡입니다. 어휘선택 수준에 실소가 나오네요”라고 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평소 가수 표절이나 양심권에 관한 잣대는 그렇게 날카롭더니만, 누가 먼저 내놨던 내 이름 박아서 약간 틀어서 내놓으면 장땡이라는데 이게 맞는 말?”이라고 했다.

반면 “아이디어를 행정으로 옮긴 게 중요한 거지” “‘장땡’가지고 시비거는 분들은 새누리당 막말 퍼레이드나 좀 보고 와서 투덜거리면 좋겠다”며 박 시장을 옹호하는 의견도 많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대중교통의 날’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타요버스 캐릭터를 래핑한 시내버스 4대, 즉 '타요'(370번·파랑), '로기'(2016번·초록), '라니'(2211번·노랑), '가니'(9401번·빨강)를 시범 운행했다. 서울시는 이 버스를 당초 1개월짜리 이벤트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어린이들과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100대로 늘려 운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런 뉴스를 자신의 트위터 등 SNS 계정에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원래 타요는 오세훈 전 시장이 제작해 서울시가 저작권을 가지게 됐는데 박 시장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치 자기 작품인 것처럼 써먹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타요버스 인기의 공은 누구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