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사는 주부 김모(37)씨는 2007년 12월 딸을 낳았다. 김씨의 딸은 한국식 나이로 8세가 됐기 때문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학교는 내년에 진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된 건 김씨 부부가 일부러 생년월일을 한 달 늦춰 딸이 2008년 1월에 태어났다고 출생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딸이 2007년 봄에 태어난 동갑내기들에 비해 키가 작고 어려보인다"며 "주변 권유대로 출생신고를 늦췄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12월에 태어난 아이를 이듬해 1월에 태어났다고 출생신고를 늦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월과 2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한 해 빨리 7세에 입학하는 제도가 2009년 사라진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올해만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게 아니다. 작년의 경우 1월에 4만4200명이 태어났는데 1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에서는 모두 4만명에 못 미쳤다. 반면 12월(3만2000명)은 연중 최저치였다. 2012년과 2011년도 마찬가지였다. 1월이 가장 출생아가 많고 12월은 가장 작은 패턴이 반복됐다. 2012년 1월에 태어난 아이들(4만5000명)은 전달인 2011년 12월에 태어난 아이들(3만4000명)보다 32% 급증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두고 있는 주부 정모(39)씨는 "아무래도 7~8세 정도 되는 아이들 중에서는 동갑이더라도 10개월 정도 빨리 태어난 아이들이 연말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키도 크고 말도 잘한다"면서 "아이들을 하나 둘만 낳기 때문에 경쟁에서 지게 될까 봐 연말에 태어난 아이 부모들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