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박사’ 로 유명한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26일 13세 소년의 몸에서 촌충의 일종인 길이 3.5m 광절열두조충(廣節裂頭條蟲)이 발견된 것과 관련, “사실 이 기생충이나 촌충 같은 게 겉보기가 흉측해서 그렇지 온순한 편으로 특별히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 나쁜 건 아니다”며 “약을 먹으면 치료가 잘 되기 때문에 맛있는 회를 안 먹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 교수는 전날 “‘항문 밖으로 기생충이 나오는 느낌이 있다’며 병원에 온 13세 소년에게서 광절열두조충을 빼냈다”며 “이 소년은 평소 생선회를 즐겨 먹었는데 생선회에 있던 기생충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광절열두조충은) 어른에게 별로 증상이 없다”며 “이 기생충이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진 않은데, 3.5m 기생충이 (영양분을) 빼앗아 가봤자 밥풀로 몇 톨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참 자랄 때이고 영양분이 많이 필요한 때라서 그런지 어린 아이들에게서는 빈혈이나 피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절열두조충은 특히 길이가 길기로 유명하다”며 “이번 것은 3.5m밖에 안 되지만 제가 발견한 것들 중에 6m짜리도 있었고, 최대기록은 25m다. 하지만 몸을 최대한 접어서 피해를 안 주고 산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기생충이 의심될 때는 회충약을 많이 쓰는데 이번에 발견된 촌충 같은 경우는 회충약으로 죽지 않는다”며 “디스토마약 한 알이면 금방 죽지만 회충약 같은 것은 아무리 먹어도 별로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촌충은 몸이 아주 길어 알을 외부로 퍼뜨리기 위해 몸의 일부를 조금씩 잘라 대변에 섞어서 내보낸다”며 “좌변기에 앉아서 일을 본 다음에 그냥 물을 그냥 내리지 말고 자기 변의 상태가 어떤지 봐 주는 게 필요하다. 한 30cm정도 되는 것이 꿈틀거리기 때문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그런 게 나오면 무조건 약국에 가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 의사한테 보여주면 약 한 알로 치료가 되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며 “기생충은 절대 부끄러운 병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