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지난 4일 오전 회사원 김모(37)씨는 이틀 뒤 제주 출장을 위해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하려다 놀라고 말았다. 평일, 그것도 월요일인데도 오후 5시까지 제주행 모든 항공권이 매진 상태였던 것. 항공편이 적어서 그런 것인가 짐작했지만 그날 편성된 항공편은 89편으로, 하루에 85~88편이 편성되는 주말보다 오히려 많았다.
항공사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월요일 제주행 항공권 매진 사태를 주도하는 그룹은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에 몰려오는 주류는 주말을 서울에서 보내고 바다 건너 직장으로 가는 '넥타이 부대'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넥슨네트웍스 등 크고 작은 민간 기업들이 제주도에 둥지를 틀었고, 국립기상연구소 등의 공공기관도 제주혁신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제주도에 지점을 둔 금융권 관계자나 대기업 직원들도 월요일 첫 비행기의 단골손님"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출근 러시가 잦아들면서 이번에는 단체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말에는 전체 제주행 승객의 6~8% 정도에 머물던 단체 관광객의 비중은 월요일 오전부터 배로 늘기 시작한다. 패키지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들이 항공료가 싼 월요일에 출발하는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주말에 9만원대인 항공권을 월요일 등 평일에는 7~8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의 제주행 '월요 러시'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월요일에 제주도로 들어온 사람은 지난 2011년 124만1100여명에서 2013년 153만3900여명으로 약 30만명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