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개성 관광 등 대북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김종학(66·사진) 사장은 "남북 관광 협력·개발은 통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며 남한 경제에도 블루오션(Blue Ocean)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 관광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면 남쪽 관광객이 북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과 접촉하며 생활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어떤 대북 지원책보다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시키고 통일에 대한 열망과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남북 통합이 진전되려면 대북 관광이 먼저 활성화해야 한다"며 "'백두산·한라산 교차 관광' 등을 통해 남북이 서로 왕래하면 경제·정치적 교류·협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북한은 산·바다·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천혜의 무궁무진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남북 연계 관광이 이뤄지면 동북아의 관광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중국을 통한 북한 관광은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불편함이 많다"며 "남한을 통한 북한 패키지 관광이 가능해지면 중국과 일본 등에서 찾아오는 관광객 수가 연간 두 자릿수 증가율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해외 한인 2·3세들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바뀐 한반도를 보기 위해 몰려올 것"이라며 "우리 해외 관광객도 북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해외 관광 대체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백두산·묘향산·칠보산·금강산·개성 등을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지로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년 10만명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하고 있지만 대북 관광 협력이 된다면 삼지연 공항을 통해 더 쉽고 저렴하게 백두산을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김정은이 개발한 마식령과 원산은 속초에서 육로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고, 개성은 작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고 했다.

특히 "비무장지역(DMZ)을 평화생태 지역으로 조성하면 아프리카의 세렝게티나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보다 더 각광받는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북한 관광을 위해선 백두산 공항 활주로를 정비하고 평양서 묘향산 가는 길을 다시 닦고 철도와 항만도 만들어야 한다"며 "상당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 들겠지만 남북이 공동 개발하면 경제에 굉장한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다만 "박왕자씨 피살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보장 조치가 필요하고 중국·일본·동남아 등의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