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서 임신 20주차 임산부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철분제가 권장량보다 철 ?유량이 5배나 많아 이를 복용한 임산부들이 잇따라 부작용을 겪고 있다. 중증 빈혈 환자에게나 사용하는 철분제를 아무런 고려 없이 보건소에서 나눠준 탓이다. 이렇게 권장량보다 많은 철을 섭취할 경우 구토·변비·소화불량에 심하면 간독성같은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
임신 20주차 임신부들은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철분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임신부와 태아의 혈액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인데요.
일부 보건소에서 권장량보다 철 함유량이 5배나 많은 철분제를 쓰고 있어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지는 좋았지만, 결국 약주고 병준 셈이 됐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임신 8개월인 김미정씨, 얼마전 보건소에서 주는 철분제를 받아 먹었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이 약을 먹은지 하루 만에 속이 쓰리고 변비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 김미정 / 임신 8개월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랑, 변비랑 구토. 메스꺼움 때문에 구토를 계속 했어요."
김씨는 결국 전문의 진단을 받고 다른 철분제를 사서 먹은 뒤 나아졌습니다.
문제는 일부 보건소에서 제공한 철분제의 철 함량이었습니다. 이 철분제에는 철 150mg이 들어있는데, 이는 임신부 일일 권장량인 30mg의 5배에 이릅니다.
임신부 가운데서도 증증 빈혈 환자를 위한 약인 것입니다.
[인터뷰] 김영한 / 세브란스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많은 양의 철분을 복용하면 구토·변비·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더 많은 양이 축적되면 드문 일이긴 하지만 광과민성·간독성 등…."
임신부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씨처럼 보건소가 무료로 제공하는 이 철분제를 먹고 부작용을 겪어 더이상 먹지 않는다는 글이 잔뜩 올라와 있습니다.
보건소측은 철분 함량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실토합니다.
[녹취] 보건소 관계자
"산모들한테 좀 더 좋은 약을 주는 게 좋지 않겠냐 하는 생각에서 150mg을 선택했는데…."
지난해부터 시민 건강 확대 차원에서 도입된 철분약 무상 제공, 증세 고려 없이 지급되고, 약 선택권마저 없어, 도입된 제도가 예산만 낭비된 채 겉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