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희 서울대 재료공학부 2학년·드림컨설턴트 멘토

누군가 내게 공부를 잘하는 비결을 묻는다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는지 여부'라고 대답하고 싶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이 글은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고, 그를 위해 힘든 것을 감당하고 노력하는데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학생을 위한 것이다.

공부를 잘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진 학생들은 대개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간략하게라도 계획을 짜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생활에서는 계획처럼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계획에 없던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해 계획을 망치는 경우가 흔하다. 그 결과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더는 전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단언컨대, 불안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고칠 점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기뻐할 일이지 절대 불안해할 이유는 아니다. 계획이 어긋났고 이로 인해 결과가 좋지 못했다는 점을 파악했다면 재빠르게 이를 복구하는 것에 매진해야 한다.

단, 불안감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맹목적인 자기 위안'을 혼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했을 때 자신이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것이지 '남들만큼 하면 성적이 금세 오를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믿음'은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공부의 때를 놓치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노력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잘 볼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두 태도 모두 불안감을 떨치는 데 효과는 있겠지만, 성적을 올리는 효과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공부를 할 때의 분위기도 중요하다. 공부는 억지로 해서는 효율이 반감되기 때문에 남이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자연스럽게 공부를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마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은 다르지만, 필자가 추천해주고자 하는 것은 '학교의 생활에 녹아드는 것'이다. 필자는 여러 장소에서 공부를 해봤지만 학교만 한 곳을 아직 찾지 못했다. 학교처럼 공부에 필요한 기반요소를 갖춘 곳은 없다. '학교'라는 장소가 주는 즐거움 때문에 저녁 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사교육 없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먼저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물론 정답을 잘 아는 사람은 선생님일지 모른다. 하지만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에 대해 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친구는 알 수도 있으며 친구가 모르는 것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는 공부법은 최상의 복습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브레인스토밍을 한 이후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을 때 선생님을 찾아가도 늦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