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아하다. 영화 의 감상평 말이다. 주위 사람들의 얘길 들어보면 ‘그냥 그렇다’,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런데 영화는 ‘대박’이 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기준으로 10월 22일 현재 누적관객 수 910만명이나 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영화 평점을 찾아봤다. 10점 만점에 7.5점, 1만2500명 이상이 매긴 점수다. 천만 관객을 넘긴 다른 사극 영화는 어떨까. 1230만명이 본 는 9.22점이다. 마찬가지로 1230만명이 본 는 9.01점이다. 관객 747만명이 든 도 평점 8점은 넘겼다.

영화 이 받는 대접은 우리 사회에서 ‘관상’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을 자문해 준 관상가 김용남(金容男)씨를 만났다. 김씨를 만난 곳은 서울 신림동에 있는 풍수 관련 학회의 사무실이었다. 영화 속 관상가 내경(송강호)이 한양에 올라와 기생 연홍(김혜수)의 집에 유숙했듯, 김씨도 다른 이의 공간을 빌려 쓰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관상을 강의한다고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김씨에게 대뜸 물었다.

◇관상의 제일 첫번째는 '목소리', 몸과 얼굴은?

―소위 '관상 성형'이라는 게 별 효과가 없는 거네요.
"관상의 제일 첫 번째가 목소리예요. 다음이 몸이고, 세 번째가 얼굴이에요. 얼굴에서도 눈이 가장 중요해요. 다른 곳은 다 바꿔도 눈빛과 목소리를 바꿀 수 있나요? 그 사람의 타고난 영성은 못 바꾸잖아요. 눈에 재복이 있기 때문에 재복이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눈에 재복이 없으면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쳐도 불가능해요. 부자, 관료, 귀한 사람은 눈빛이 살아있죠."

―좋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인가요.
"설날에 치는 범종 같은 목소리가 가장 귀하고 복이 많은 목소리예요. 울림이 있는 소리죠. 풍채도 중요해요. 정치인이나 재벌을 보면 풍채가 일단 좋지요. 호리호리하게 빼빼 마른 정치인이나 재벌 자제는 없어요. 창업주 중에 이병철(李秉喆) 회장이나 신격호(辛格浩) 회장은 호리호리한 목형(木形)이었지만 눈의 정신력은 살아있죠."

정치인들의 관상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다음 대선에 누가 유력한지’ 묻기도 했다.

김씨는 “아직 현 정권이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다”면서도 준비해 간 정치인들의 사진을 보며 상평을 내놓았다. 김씨의 상평은 직설적이었다. 현재 주요 대선 후보로 꼽히는 사람들 중 여러 명에게 부정적인 상평을 내놓았다. 그의 상평이 권위를 갖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니셜로 처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얼굴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던데, 관상으로 봤을 땐 어떤가요.
"좋아졌어요. 국군의날 행사 때보니까 얼굴색이 많이 환해졌더라고요. 대선 당시엔 많이 어두웠어요. 그늘도 끼고… 그래서 불안불안했는데, 어떻게 보면 위태롭게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할 수 있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연령대 사람보다 얼굴에 주름이 없는 게 인상적이에요.
"주름을 뭐라고 부르죠? 주름'살'이라고 하잖아요. 살은 살기를 뜻해요. 이마에 주름이 있으면 초년에 살기가 있다는 뜻이죠. 주름이 없는 게 있는 것보다 더 좋아요.
다만, 일명 '팔자주름'이라고 하는 법령(法令)은 말년의 권위와 권세를 상징합니다. 연세 드신 분에게는 수대(壽帶)라고 장수를 의미하는 주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주름은 좋죠. 박사학위를 따서 교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러면 교수가 될 수 없어요. 기자들도 40~50대에 편집장이 되고 싶다. 그런데 법령이 없다? 그럼 못 돼요."

―법령의 형태도 중요한가요.
"법령이 비대칭이거나 입을 감싸고 돌면 오히려 안 좋아요. 법령이라는 것은 스스로 만든 법과 율령을 뜻해요. 한쪽이 찌그러졌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율령을 지키지 못한다는 의미예요. 법령이 뚜렷한 사람은 자기 부하를 많이 거느려요. 법령은 얼굴살 유무와 관계가 없어요.

가장 좋은 법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법령이에요. 법령이 아주 시원하죠. 그 법령의 힘으로 재선까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어떻게 보면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기세와 안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에서 밀린 거예요.”

◇“문재인은 貴相, 안철수는 福相”

―지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文在寅) 의원은 어떤가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기색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때 문 후보의 기색이 당선될 수 있는 기색이에요. 기색은 내면에서 나오는 색이에요. 관상을 볼 때 기색이 있고 기세가 있는데, 기색은 문 전 후보가 좋았고 기세로는 박근혜 당시 후보가 더 강했죠. 결국 기세가 좋은 박근혜 후보가 이긴 거예요. 2002년 대선 때도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기세가 가장 좋았어요. 문재인 의원은 차기 대통령으로 출마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그만한 기색이 지금도 있어요.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기색이 있는 거죠. 4년 후 나이를 감안해도 그만한 힘이 실릴 수 있어요. 법령의 기운이 충분히 보좌할 수 있는 형상이에요. 기본적으로 귀기를 타고났어요."

안철수(安哲秀) 의원은 ‘복상’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복상입니다. 초년부터 지금까지 복이 따라붙는 형상이에요. 풍족한 생활을 해 올 수 있었다는 거죠. 그렇지만 기세는 그렇게 세다고 할 수 없어요.”

지난 대선 당시 '다크호스'로 깜짝 주목을 받기도 했던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어떨까.
"김두관 전 장관은 이마의 기세뿐 아니라 턱의 기세도 타고났어요. 야욕과 욕망이 큰 상이에요. 이때 말하는 욕심, 욕망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단 권력에 대한 욕심이에요. 그에 비해 문재인 의원은 아주 날렵하죠. 이런 게 귀기예요. 김두관 전 장관은 문재인 의원에 비하면 귀기는 덜하지만 대권을 잡고자 하는 욕망은 더 큰 거죠."

―귀기라는 게 어떤 건가요. 대통령 자리에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 이런 건가요.
"그런건 인상이지요. 인상과 관상은 차이가 커요. 인상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예요.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는 것은 인상을 관리하라는 뜻이잖아요. 인상은 단지 그 사람의 현재 이미지를 보는 거예요. 관상은 내면 깊이의 심리와 조상의 덕업까지 봐요. 차이가 있는 거죠.

귀기가 약하면 아무래도 기세를 타기가 어려워요.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귀한 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청문회 때부터 기세를 타고 올라가서 최고 절정에 다다라 대통령이 된 거예요. 기세를 잘 탄 거죠.”

◇"손학규는 내면의 지략 대단"

―대통령 후보로 복상은 어떤가요.
"복상은 흔히 얘기하는 보름달처럼 둥글고 훤한 상이에요. 지금까지 복상이 대통령이 된 예는 없어요. 총리급은 있네요. 정일권(丁一權) 총리가 복상이에요. 만약 복상에 기세가 들어가면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권력까지 가질 수 있어요. 칭기즈칸은 기본적으로 복상인데, 이목구비에서 기세를 타고났어요. 결국 중국까지 진출해 대국을 일궜지요."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어떨까요.
"이분은 속에 대단한 지략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밖으로 표출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좀 아쉽네요. 내면의 지모는 뛰어나지만 외부로 표출하는 게 서툰 거예요. 혼자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까요."

현재 지자체장을 맡고 있고 야권의 잠재 후보 중 한 명인 A씨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했다.
"이분은 지금 맡고 있는 그 자리가 한계예요. 인품이나 행정능력으로 보면 대통령 감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귀기가 떨어져요. 지자체장과 대통령은 급이 많이 다르거든요. 시장급, 지사급, 대통령급 이런 식으로 그릇이 정해져 있는 거죠."

-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11월호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