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 인류의 진화(進化)에 대한 기존 상식을 모두 뒤집는 학설이 제기됐다. 현생 인류는 과거 지구에 존재했던 서로 다른 여러 종(種) 인류의 후손이라는 게 정설처럼 돼있으나만, 사실은 한 종의 후손일 수 있다는 것이다.
BBC,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17일(현지 시각)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17일(현지시간) 일제히 이 같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런 주장은 2007년 발굴된 '드마니시 호미닌스' 유골들을 분석한 결과다. 드마니시 호미닌스는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로부터 약 93㎞ 떨어진 드마니시의 한 구덩이에서 발굴됐으며 약 180만년 전 유골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초기 인류 몇몇 종의 특징이 함께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호모 하빌리스, 호모 루돌펜시스, 호모 에렉투스 등은 서로 다른 인류 종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 두개골에선 작은 두뇌와 큰 치아, 긴 얼굴 등 호모 하발리스의 특징과 함께 호모 루돌펜시스, 호모 에렉투스의 특징이 함께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이는 서로 다른 종으로 알려진 인류가 사실은 모두 한 종에 속하며 크기만 다른 개체일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류 조상들을 각각 다른 별개의 종으로 보는 것보단 직립 인류를 아우르는 '호모 에렉투스'의 다른 형태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팀 화이트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인류 화석의 작은 차이점에 주목해 새로운 이름을 붙이며 인류 진화의 가지가 너무 많아졌다"며 "드마니시 호미닌스의 발견으로 그 대부분의 나뭇가지를 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런던 국립 역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거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인류 화석을 모두 호모 에렉투스의 진화로 보는 것은 아직 미심쩍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입력 2013.10.18. 14:57업데이트 2013.10.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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