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한국은행 예비군 중대장인 예비역 소령 A씨는 직장예비군 169명을 관리한다. 정규직 신분으로 12년째 근속 중이다. 연봉은 1억2000만원. 지방 모 사립대 예비군 연대장인 예비역 소령 B씨는 학생 예비군 3800여명을 관리한다. 계약직 신분으로 1년마다 재계약하는데, 연봉 2000만원이다. 두 사람 연봉은 6배 차이 난다.

국방부가 9일 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에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 외에도 예비군 지휘관에게 억대 연봉을 주는 곳은 당진화력(1억2000만원), 현대자동차원효로서비스(1억500만원), 현대중공업연대(1억원), 국민은행 전산중대(1억원), 삼성SDS대대(1억원), 현대자동차대대(1억원) 등이다. 정규직 직장예비군 지휘관 611명의 평균 연봉은 약 6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대학에서 근무하는 예비군 지휘관은 대부분 2000만~3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년 계약직 예비군 지휘관은 126명으로 평균 연봉은 3255만원이다.

직장예비군 지휘관은 2003년 말까진 해당 기업이나 대학에서 별도 선발했는데, 기업이나 학교 고위 관계자가 일정한 기준 없이 친분 등에 따라 뽑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국방부는 2004년부터 직장예비군 지휘관 지원자도 지역예비군 지휘관 지원자와 함께 국방부가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게 하고, 지망에 따라 회사 또는 지역을 성적 순으로 배정받도록 했다. 그러자 재정 상황이 열악한 지방 대학이나 전문대들이 이 제도를 악용해 예비군 지휘관을 계약직으로 새로 채용하고 담합해 연봉을 깎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국방부는 훈령을 통해 직장예비군 지휘관 신분을 정규직으로 하고 직급은 직장의 장(長)과 협의한다고 명시했지만 기업이나 대학이 국방부 훈령을 따를 의무가 없어 이를 위반해도 처벌할 수 없다.

안규백 의원은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는 직장예비군 지휘관들이 임금과 신분에서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즉각적인 처우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