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15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로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다. ‘봉준호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재관람 분위기까지 합쳐지며 올 여름 극장가는 ‘설국열차’ 질주로 정신이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 몇 가지 있다. 영화에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설정으로 유추할 수 있는 몇 가지 의문점을 출연 배우 고아성을 만나 이에 대한 답을 들었다.
◆ 남궁민수와 요나는 꼬리칸 탑승객?
열차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와 그의 딸 요나의 첫 등장은 징벌방을 통해서다. 두 사람은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를 필두로한 꼬리칸 사람들과 열차 내 반란에 동참하지만 출발점이 같지는 않다. 칸칸이 신분 차이가 나는 열차에서 두 사람은 과연 어디 쯤 위치한 존재들일까?
고아성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어느 칸에도 속하지 않은 이른바 열차 내 떠돌이다. 그래서일까, 남궁민수는 앞칸으로 돌진하는 법만 알았던 커티스에게 옆을 볼 것을 주문하며 극 막바지 키플레이어 역할을 톡톡히 한다.
◆ 요나의 티미 구출, 어떻게 알았을까?
극 막바지 요나는 엔진 작동에 동원된 어린 티미를 구출해내며 커티스가 마지막 결단을 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헌데 요나는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은 채 바닥에 갇혀 있는 티미의 존재를 어떻게 알아 차렸을까?
다소 난데없는 장면으로 여길 수 있지만 이는 영화 초반부터 등장했던 요나의 투시력 설정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트레인 베이비로 태어나 소음에 둔감하고 남보다 예민한 청력을 가지고 있는 요나는 소리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까지도 감지해내는 능력을 갖췄고 이는 영화 내에서 투시력으로 표현됐다. 이를 바탕으로 요나는 바닥에서 손가락 마디 마다 기름떼를 묻혀가며 착취 당하고 있던 티미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구출 작전까지 이르게 된다.
◆ 요나의 투시력 어느 정도까지?
이러한 요나의 투시력은 원래 영화 속에서 더 분명히 표시돼 있었다. 고아성에 따르면 시나리오 초고 당시 ‘I see sound’라는 대사가 있었지만 최종고에서는 빠졌다. 소리를 볼 수 있는 아이가 바로 요나인 것. 창 밖에 떨어지는 눈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대사 역시 포함돼 있었지만 너무 직접적이라는 이유로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