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소설가 '체인지킹의 후예'

페이스북에 '싫어요' 버튼이 추가된다는 소문이 화제다. 기존의 페이스북은 관심 있는 게시물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해당 게시물이 친구들에게 전해지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관심 있는 게시물이라고 해서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라, 오래전부터 '싫어요' 버튼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정말로 '싫어요' 버튼이 만들어지는 걸까? 사실은 약간 다르다. 페이스북에는 이전에도 원하지 않는 게시물을 감추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버튼이 있었다. 이 '보고 싶지 않습니다' 버튼에 '관심 없음', '오해', '노골적인 성적 표현', '반대 시각', '공격적인 어조', '중복 게시물', '기타'의 일곱 가지 사유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몇몇 언론이 '싫어요' 버튼이 추가된다고 보도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좋아요'가 아니라면 '싫어요'라는 건데, 이게 정말 자연스러운 걸까.

얼마 전 친구가 이성에게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내가 좋아?"라고 물었더니 답이 없기에, "그럼 내가 싫어?"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친구의 얘길 듣고 한참을 웃었다. 아니, 어떻게 사람에 대한 감정이 좋고 싫음으로 갈라질 수 있나. 의사를 표현해야 할 때 우리는 종종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다.

울상을 짓고 있는 친구에게 말해주었다. 좋은지 싫은지 묻지 말고, 그냥 옆에 가서 최선을 다해 잘해주라고. 그럼, 언젠가는 좋거나 싫은 것이 아니라 믿거나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