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으면 심장병·뇌졸중 등 각종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위암, 골다공증 발생에 취약하다는 것을 이제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앞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싱겁게 먹기를 실천하도록 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건강한 삶 9988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일보와 함께 나트륨 적게 먹기의 중요성을 전파해온 '싱겁게 먹기 실천 연구회'(대표·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전문가들과 환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제는 실행이 목표라는 데 입을 모으며, 우리 사회가 실천해야 할 5가지 전술을 제시했다.
1. 'say No!', 짜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라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2.3끼니를 외식(外食)으로 해결한다.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 경로가 식당이다. 통상 음식점에 가면 "맛있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데 앞으로는 "짜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말하자. 지금은 당연시하는 흡연 규제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삼가 달라며 '노!(No)'라고 말하는 데서 확산했다.
2. 소금기를 눈치 못 채게 서서히 빼자
갑자기 음식을 싱겁게 만들면, 사람들이 맛이 없어졌다는 불평을 쏟아내기 쉽다. 하지만 예전보다 소금 첨가량을 5% 줄이면 입맛의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다행히 맛을 감지하는 혀의 맛봉오리는 2~3주마다 새로 만들어진다. 새 맛봉오리로 전부 교체되는 3개월 정도면 새로운 입맛에 적응한다. 이런 식으로 석 달 동안 염도를 5%씩 줄여나가면, 1년 후에는 지금 먹는 소금의 양을 눈치 못 채고도 15~20%까지 줄일 수 있다.
3. 미각을 믿지 마라. 염도계를 쓰자
환자 중에는 싱겁게 먹는데 왜 혈압이 안 떨어지느냐고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환자를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해서 나트륨 배출량을 조사해보면 여전히 짜게 먹는 경우가 많다. 알게 모르게 짭조름하게 간해서 먹는 식습관 때문이다. 또한 음식이 뜨거울 때 간을 보면 싱겁게 느껴진다. 60세가 넘어가면 혀 맛봉오리 감각이 줄어 짠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간이 염도계를 사용하면 음식의 염도를 객관화하여 볼 수 있다. 평소에 얼마나 짜게 먹는지 알려면 소변의 나트륨양을 측정해보면 된다.
4. 저(低)지방 우유 찾듯, 저염 식품을
우유에 든 지방 성분이 칼로리 과잉 섭취의 통로가 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를 골라 찾는 사람이 늘었다. 나트륨도 과다 섭취를 줄이려면 저염 식품으로 표시된 것을 찾고, 제품의 영양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영양 표시 설문에 참여한 7756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영양 표시를 읽는 그룹 가운데 고혈압·고지혈증·복부 비만 상태인 대사 증후군 발생 비율이 16.8%였다. 반면, 영양 표시를 읽지 않는 그룹 가운데 발생 비율은 27.2%, 아예 영양 표시를 모르는 그룹의 발생 비율은 47.3%로 높았다. 똑똑한 소비자가 건강도 잘 지키는 셈이다.
5. 싱겁게 만들고 싱겁게 먹는 사람을 격려하자
잘못된 건강 습관을 가진 사람을 야단친다고 그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설사 바뀐다고 해도 오래가지도 않는다. 칭찬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건 의료계에서도 입증된 환자 관리 요령이다. 김성권 교수는 "음식을 싱겁게 만들고, 싱겁게 먹는 사람을 유별나다고 하지 말고 격려하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