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군에서 뛰고있는 9개 구단의 야수 대다수는 개인 응원가를 갖고있다. 그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팬들은 선수 개인의 응원가를 불러주며 힘을 준다. 2000년대 중반 부산 사직구장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한 롯데 강민호의 응원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다른 구단들도 선수별 응원가를 만들기에 바빠졌고, 지금의 응원가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됐다. 응원가,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 단순 반복의 노래가 이제는 야구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요소가 됐다. 야구는 안봐도, 응원가를 부르는 재미에 야구장을 찾는 팬들도 있다. 그만큼, 각 구단들도 응원가 제작을 단순한 업무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전, 전력 구성 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여 응원가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
▶선곡, 가사 붙이기가 쉬워보인다고?
선수 응원가가 계속 귓가에 맴도는 이유. 많이 들어본 멜로디에 가사도 머리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쉽다. 그래서 응원가 제작도 매우 쉬울거라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야구는 주춤하지만 응원가의 중독성 만큼은 1등이라고 자부해도 될 만한 LG. LG의 경우 마케팅팀 응원담당 직원과 오명섭 응원단장 등이 머리를 맞대고 응원가를 만든다. 다른 구단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LG 마케팅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응원가 제작에 창작의 고통까지 느낀다. 이 관계자는 "선곡, 작사를 아무렇게나 하지 않는다. 그 선수의 이미지, 플레이 스타일 등을 모두 고려한다. 응원가가 그 선수를 상징할 수 있어야 좋은 응원가"라고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개성 넘치는 선수들이 늘어나며 자신의 응원가에 대해 이것저것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예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가져와 응원가를 만들어 달라고 떼쓰는 선수도 있다고 한다.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팬들이 힘들게 만든 응원가를 큰 소리로 따라불러주고, 응원가를 들은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하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보통 응원가들은 귀에 익은 가요, 팝송의 후렴구에 가사를 입힌다. 예를 들면, SK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박진만의 응원가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뷰티풀' 후렴구를 차용했다. 물론, 구장에 응원가가 울려퍼지기 전에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응원가 들으려고 초구를 안친다?
가끔 TV 중계를 보면 해설가들이 "선수들이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타석에 서면 응원가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면 이는 100% 진실이 아니다. 야구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그들의 귀에도 자신들을 향한 팬들의 노래가 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긴 에피소드들이 아주 많다.
먼저, 자신의 응원가 때문에 집중이 안돼 직접 응원가 변경을 요청한 경우다. 원조는 한화 김태완. 군입대 전인 2008년 20홈런을 돌파하며 한화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던 김태완은 사실 응원가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걸그릅 원더걸스의 '텔미'를 개사한 응원가였기 때문. 결국 야구장의 모든 관심이 김태완이 아닌 응원가에 집중됐고, 김태완은 응원가 교체를 정식으로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막내구단 NC의 권희동은 응원가 때문에 타석에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메인 테마곡에 '권희동~권희동~'의 가사가 붙었는데, 누가 들어도 코믹했다. 본인은 오죽했을까. 결국 2경기 만에 비운의 응원가는 사라지고 말았다.
반대로, 야심차게 준비한 응원가가 팬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사장되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는 리듬, 가사가 너무 낯간지럽거나 오히려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저음, 팬들의 음이탈을 일으키는 고음일 경우다. 두산 허경민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요상한 느낌을 주는 응원가 대신, 이번 시즌 흥겨운 댄스곡인 김건모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차용한 응원가를 선물 받았다. 응원가의 힘인지 허경민은 올시즌 일취월장해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응원가를 야구에 이용하기도 한다. 보통 응원가들은 리듬이 흥겹고, 짧게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응원가는 변하지 않기에, 타석에서 항상 일정한 밸런스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단다. 경험 많은 고참들은 자신의 타격 리듬과 응원가의 리듬이 엇갈리면 타임을 요청한 후 응원가 리듬에 맞춰 다시 타격자세를 잡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연 중 압권은 응원가를 꼭 들어야 하는 유형이다. A구단의 한 선수는 "나도 사람인데, 당연히 나를 응원해주는 소리를 들으면 훨씬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초구에 정말 좋은 공이 들어왔지만 응원가가 나오기 전이라 참은 적이 있다"고 했다. 물론, 매 타석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응원가를 둘러싸고 신경전까지?
최근 응원가에 대한 이슈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조인성 응원가 사건이다. LG에서 오랜시간 뛰었던 조인성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SK로 이적했다.
조인성이 "LG에서 오랜 시간 들어온 그룹 아바의 팝송 댄싱퀸 응원가를 SK에서도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LG는 "다른 선수에게 물려줄 것"이라며 거절했다. 응원가라는게 저작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구단이 응원가를 만드는 입장이기에 조인성도 이를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인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LG 시절 응원가를 쓰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 손주인 현재윤 김용의 문선재 정주현 등 많은 선수들의 응원가가 새로 만들어졌는데, 자신의 응원가를 물려받은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부 팬들은 "LG가 FA로 떠난 조인성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어 응원가를 주지 않는 것 아닌가"라는 꽤 그럴 듯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인성 응원가를 물려줄 만한 선수가 없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응원가의 가사는 'LG의 조인성, 날려줘 하늘 끝까지'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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