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신비주의 골프장’으로 불리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이 1년 4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이달 12일 다시 문을 열었다. 1968년 개장 당시 이름인 안양컨트리클럽(안양CC)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총 500억원을 들여 클럽하우스와 코스 공사를 끝냈다. 삼성에버랜드가 운영하며 소수 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는 이 프라이빗 골프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신했을까.
우선 이름을 바꿨다. 1997년 리뉴얼 당시 ‘BEST(최고)’와 ‘NEST(둥지)’를 합쳐 최고의 보금자리라는 뜻의 ‘베네스트(BENEST)’라는 브랜드를 달았다가 16년 만에 원래 이름으로 되돌아갔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베네스트로 명칭을 바꾼 뒤에도 원래 이름인 ‘안양CC’로 부르는 회원들이 많았다”며 “전통을 잇는다는 취지를 살려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클럽하우스는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지었다. 1968년 개장 당시 만든 클럽하우스가 좁고 낡아 불편이 컸기 때문이다. 3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클럽하우스는 화려함보다는 단아함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지상 2층, 지하 1층 구조에 한국의 전통 창호 패턴과 컬러를 살렸다. 클럽하우스를 짓는 데 1000억원 가까이 들이는 다른 골프장들에 비하면 소박한 규모다.
코스에는 그린 바닥에 공기 순환 장치인 ‘서브에어 시스템(SubAir System)’을 도입했다. 그린 바닥에 파이프를 깔아 배수를 원활하게 하고 잔디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췄다. 마스터스 골프 대회를 여는 미국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도 설치돼 있다. 홀은 4개 홀만 조금씩 손을 봤다.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1번홀(파4·426야드)은 전장을 약간 줄였고 18번홀(파4·386야드)은 벙커 위치를 조정했다.
5번홀(파4·369야드)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시선이 주변 아파트로 향하지 않도록 페어웨이에 크리크(개울)를 조성했다. 16번홀(파5·537야드)은 나무를 키가 큰 것으로 교체했다. 전장은 7044야드(파72)에서 6951야드(파72)로 약간 짧아졌다.
안양CC는 1년 단위 연간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이번에 재개장하면서 연회비가 기존 4500만원에서 500만원 정도 올라 5000만원이 됐다.
안양CC는 아예 회원권이 거래되지 않고 혹 결원이 생겨도 아무나 받아주지 않는다. 일반 골퍼들은 회원의 초청을 받아야 라운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1회당 그린피는 회원은 2만1120원, 법인회원 8만원이며, 비회원은 주중 22만원·주말 25만7000원이다. 이 연회비는 반환되지 않고 매년 소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