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만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논어 '옹야(雍也)' 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이 논리는 학습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즐기는 공부'만큼 그 효과가 확실한 게 없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게임 기반 학습, 즉 G러닝(Game based learning)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G러닝은 대부분 학습자가 게임 전개 과정에서 학습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해당 내용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반복 학습 효과가 가장 뚜렷한) 어학 부문. 실제로 최근 RPG(Role-Playing Game) 형태로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G러닝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지난해 여러 게임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10편의 영어 G러닝 콘텐츠를 선보였다.
류은숙(39세·경기 용인시 기흥구)씨는 지난해 아들 윤여헌(경기 용인 동막초등 3년)군의 영어 독서 교육법을 찾던 중 우연히 '클루빌(CLUEVILLE)'을 알게 됐다. 클루빌은 청담러닝과 엔씨소프트가 손잡고 개발한 영어 학습 게임. 사용자가 올바른 영어를 구사해야 다음 단계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는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전용 학습센터에서 게임을 즐긴 후 센터 내 상주 교사와 함께 게임에서 익힌 영어 표현을 익히는 구조도 독특하다. "처음엔 '그래 봐야 게임'이란 생각에 거부감이 좀 있었어요. 그런데 영어 한마디 못하던 아이가 게임 시작 3개월 만에 주어진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내는 걸 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영어 기반 G러닝 콘텐츠는 이 밖에도 다양한 편이다. '플레잉'(게이밍) '오디션잉글리쉬'(T3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 예. 주진미(31)씨는 초등생 딸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고 싶어 플레잉을 선택했다. 그는 플레잉에 대해 "과제를 수행하면 캐릭터 치장 물품이 주어지지만 단계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전 단계로 되돌아가도록 설계돼 있어 동기 부여 측면에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초창기 G러닝 콘텐츠는 영어 쪽에 편중돼 있었지만 최근엔 취급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올 초 T3엔터테인먼트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유아용 한글 학습 게임 '한글탐정: 하나와 두리'를 공동 개발했다. 구경민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대리는 "지난해 게임 업체와 진행한 G러닝 콘텐츠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호응이 예상 외로 커 현재 내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10편의 G러닝 콘텐츠를 추가 개발 중"이라며 "신규 콘텐츠엔 '수학의 왕'(가제·레드큐브) '문 워커'(가제·헬로앱스) 등 수학·과학 분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비교적 밝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추후 의료·국방 등 각 분야 기관과의 협업을 거쳐 한층 다양한 기능성 게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