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CCTV영상 촬영 사진.

인하대에 다니는 A씨(여·23)는 지난 1일 오후 7시 40분쯤 대학 본관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던 중,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돌아봤다가 한 남성이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깜짝 놀란 A씨는 학교 종합상황실과 경찰에 즉시 신고했다.

A씨는 학교 관계자가 확인 차 보여준 CCTV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 남자가 꼭 붙잡혀 처벌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진에는 복도에서 바지를 무릎 위까지 내리고 자위 행위를 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이 사진과 함께 “용의자를 아시는 분이나 의심가는 사람을 발견하신 분은 알려달라”는 글을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순식간에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이 남자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페이스북의 ‘공유하기’와 ‘좋아요’ 기능을 통해, 글과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경찰은 3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A씨에게 “범인이 고소하면 난처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A씨는 서둘러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진과 글을 삭제했지만, 글과 사진은 이미 퍼질대로 퍼져나간 뒤였다.

인터넷 언론들도 이 남자의 은밀한 부위와 얼굴을 가린 채 보도했고, 기자가 직접 학교로 찾아오기도 했다.

A씨는 이날 단과대 행정실로 찾아가 언론 보도를 막아달라고 사정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CCTV 분석 및 주변인 탐문 등을 통한 수사에 착수,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