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임용된 사법연수원(41기) 출신 검사들은 두 달 뒤 임용된 로스쿨(1기) 출신 검사들을 '후배'로 여긴다. 불과 2개월 차이인데도 동기(同期)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과 로스쿨은 둘 다 2월에 수료식을 갖지만 로스쿨 출신은 4월에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가 나오기 때문에 검사 임관 시기가 두 달 늦다.
연수원 출신 한 검사는 "내부 지침이나 합의는 없었지만, 우리끼리는 (로스쿨 1기를) 2개월 후배로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로스쿨 출신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로스쿨 출신의 한 검사는 "2개월 앞선다고 선배라니, 그렇다면 앞으로 검찰 인사는 따로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로스쿨과 사법연수원 출신 사이에 '동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법조계에선 사법연수원 기수로 선후배를 결정했으나 연수원을 거치지 않는 로스쿨 출신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검사들이 두 달 임용 시차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것과 달리 변호사 업계는 연수원 41기와 로스쿨 1기를 동기로 보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한다. 로스쿨 1기 출신 변호사는 "대부분 서로 호칭을 '변호사님'이라고 하며 존중해주고 있다"고 했다.
법원엔 아직 로스쿨 출신 판사가 없지만, 수년 내 더욱 심각한 동기 논쟁에 직면해 있다. 법원의 경우 로스쿨 1기는 법원 실무 수습인 로클럭 2년과 기타 법조 경력 1년을 마치는 2015년에야 첫 판사가 나온다. 같은 해에 연수원을 수료한 41기는 물론이고 1년 늦은 42기보다도 판사 임용이 늦어지는 셈이다. 그 무렵이면 연수원과 로스쿨 출신 판사 사이에선 '동기 계산'이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법조계 한 인사는 "지금의 인사 관행이 유지된다면 20년쯤 뒤 법원·검찰의 고위직 인사에서 서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수에 따른 인사 관행을 탈피하든지, 서열을 명확히 정하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