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모두 네 번에 걸쳐 양장과 한복을 바꿔 입으며, 차분하고 신뢰감을 주는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설 때부터 청와대 입성한 이후까지 장소와 상황에 따라 총 4차례 의상을 갈아입었다.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나서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길 의상코드는 '블랙'이었다. 검은색 패딩 재킷 안에 진회색 목도리를 둘렀다. 하의와 구두도 검은색으로 색상을 맞췄다. '안정감'과 '경건함'을 표현했다.
오전 11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취임식 행사에선 짙은 카키색(올리브 그린) 코트와 검은 바지를 선택했다. 연보라색 머플러를 두르고 코트 왼쪽 가슴에 진한 보랏빛 나비모양 브로치를 달았다. 코트 여밈 부분과 소매에 금색 단추도 패션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카키색 롱코트는 일종의 밀리터리룩으로, 안보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신뢰감을 주기 위한 의도가 읽힌다. 여성스러움보다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해 치마가 아닌 바지를 선택했다. 살짝 들어간 허리선과 엉덩이를 완전히 덮는 길이, 살짝 깃이 올라간 재킷은 전형적인 '박근혜 스타일 재킷'이다. '절제'와 '신뢰'를 드러낸다. 연보라색 컬러의 목도리와 왼쪽 가슴에 단 보라색 나비모양의 브로치가 채도가 낮아 어두워 보일 수 있는 재킷을 보완했다. 박 당선인은 평소 1만~3만원대의 시장제품으로 브로치를 사며, 직접 인터넷에서 사기도 한다.
이어 취임식 후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서는 태극문양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의 금박(金箔) 두루마기에 진청색 치마 한복을 입었다. 이 한복은 김영석 한복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김영석 한복에서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설 때에도 이 한복을 입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는 한복을 즐겨 입었다. 머리 스타일 역시 육여사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올림머리를 수십 년째 고수한다. 박 대통령은 실핀 10여개를 이용해 직접 올림머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 외빈 접견 등 업무를 시작한 뒤에는 녹색 계열의 재킷을 걸쳤다. 통상 녹색은 자연미와 중립성 등을 의미한다. 중성적이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패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식 패션이 평소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재킷의 길이와 왼쪽 가슴에 단 브로치, 일자로 떨어지는 바지, 4~5㎝ 높이의 구두 등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