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취하는 오달수-강소라-한석규

한국에는 왜 일본처럼 ‘노다메 칸타빌레’(감독 가와무라 야스히로·다케우치 히데키)같은 영화가 없을까 아쉬워했다면, 채 한 달도 안 기다려도 된다. 클래식 음악이 소재인 한국영화 ‘파파로티’가 온다.

세계 3대 테너 중 한 사람인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를 패러디한 제목에서 느껴지듯 성악가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때 잘 나가는 성악가였지만 촌구석 예고의 음악교사가 된 ‘상진’(한석규)이 후배지만 자신의 엄연한 상급자인 교장 ‘덕생’(오달수)으로부터 천부적 노래실력을 지닌 학생 ‘장호’(이제훈)를 가르쳐 콩쿠르에서 입상시키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제는 장호가 보통 학생이 아닌 건달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상진이 장호를 설득해서 성악을 시켜야 하겠구나. 힘들겠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상식을 깬다. 장호 스스로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는 반면, 상진이 아무나 성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며 장호를 거부한다. 이런 언밸런스 속에서 험난하고 까칠한 이들 사제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지난해 10월 의무경찰로 입대한 이제훈(29)이 20대의 대미를 장식한 영화다. 이제훈은 입대 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송구스럽게도 군에 있는 상황이라 직접 인사 못해 죄송하다”면서 “분명히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석규(49)는 “예전부터 ‘빌리 엘리어트’나 ‘일 포스티노’ 같은 영화를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게 있어 ‘파파로티’가 그런 영화다. 이야기가 너무나 좋았다”고 전했다.

1983년 대학가요제에 참가해 은상을 받았고, 성우 출신답게 충무로 최고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한석규는 “배우의 꿈을 키우기 전에 성악가의 꿈을 먼저 키웠다. 그래서 중고교 시절 중창단 활동을 꾸준히 했다. 당시 음악 선생님이 재능이 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성악에 얽힌 추억을 털어놓았다.

오달수(45)는 영화에서 마침 ‘노다메 칸타빌레’ 속 독일인 지휘자 ‘슈트라제만’(다케나카 나오토)을 연상시키는 외모다. 오달수는 “지금 흰머리가 한창 자라고 있어서 그냥 두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더욱 그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소라(23)가 장호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숙희', 조진웅(37)이 장호를 응원하는 조직의 형님 '창수'로 가세한다.

'소름'(2001), '청연'(2005), '나는 행복합니다'(2009)의 윤종찬 감독이 연출한다. 앞서 세 편은 직접 시나리오를 썼지만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는 전문 각본가(유영아)가 썼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 영화에서 성악을 시도한 적이 없어서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성악가들을 보면 이제훈과 같은 체격을 가진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볼륨도 크고 덩치도 있다. 그렇다 보니 관객들도 성악가를 그렇게 생각하게 마련이다. 관객이 기존에 갖고 있는 이 같은 생각과 이제훈의 차이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그래서 배우들이 고난이도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고난이도 액션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배우가 그 액션을 직접 다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처럼 노래 역시 배우가 모두 다 소화했다고 믿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기술적인 작업을 통해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귀띔했다.

KM컬처 제작, 쇼박스 배급으로 3월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