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와 절세 매력이 부각되면서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채권 투자가 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있다. 환율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 원화 대비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가 실제 원화로 받는 돈은 줄어들 수 있다. 세금도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세 시점과 세율을 따져 투자 상품과 기간을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신흥국 통화가치 살펴야

현재 국내 증권사가 판매 중인 신흥국 채권은 브라질 채권과 터키 채권이다. 터키 채권은 KDB대우증권에서, 브라질 채권은 동양증권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살 수 있다.

신흥국가 채권에 투자할 땐 환율에 유념해야 한다. 우리나라 돈을 미국 달러화로 바꾼 다음 해당 국가의 통화로 바꿔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따라 이익(환차익)이 날 수도 있고 손해(환차손)를 볼 수도 있다.

터키 국채의 경우 원화에서 달러화, 달러화에서 터키 리라화로 바꿔 채권을 사고 이자를 받기 때문에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과 터키 리라화 환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브라질 채권도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이를 헤알화로 바꿔 투자한다는 점에서 같다.

터키 국채를 예로 들 때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 약세(환율 상승)를 보이고, 터키 리라화가 강세를 기록하는 것. 1달러당 1000원 하던 원화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고, 1달러에 2.0리라 하던 터키 리라화가 1.8리라로 내려가면 투자자는 총 30%의 환차익을 볼 수 있다. 1000만원을 맡겼다면 300만원의 환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에서 800원으로 내려가고 리라화도 2.0리라에서 1.8리라로 내려갈 경우, 환손실을 30% 보게 된다.

KDB대우증권 김경식 상품개발부 파트장은 "최근 원화와 리라화 환율을 보면 1리라당 6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서 "터키 리라화 대비 원화 환율이 600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우 환차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관순 고객자산기획팀장은 "브라질 헤알화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548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 이상 올라갈 경우 환차익을 본다"고 말했다.

세금, 언제 얼마나 내나 체크

터키 채권과 브라질 채권에 부과되는 세금이 다른 것도 따져야 한다. 특히 브라질 채권의 경우 처음 외화환전을 할 경우 토빈세(외환거래세)가 붙기 때문에 장기물로 가져가는 편이 낫다.

브라질 채권은 처음 돈을 헤알화로 환전할 때 토빈세(외환거래세) 6%를 뗀다. 최소 환전 단위인 5만 헤알(약 3500만원)을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6%(210만원)를 뗀 470만 헤알(약 3290만원)어치만 채권을 매수하는 식이다. 삼성증권 남도현 투자컨설팅 연구원은 "표면금리 자체는 연 10%로 높은 편이지만 투자 초기에 세금을 떼기 때문에 4년 이상 가져갈 때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신 브라질 채권은 이자소득세(15.4%)를 면제받을 수 있고 종합과세 대상금액에서도 제외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 협약과 브라질 세법에 따라 이자소득과 채권에서 나오는 환차익과 매매 차익도 모두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터키 채권의 경우 토빈세는 없지만,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다만 10년 장기물에 투자할 경우 분리과세를 적용해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