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손이 한 일을 다른 쪽 손이 모르는 질병이 TV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손이 따로 노는 병이다.

오른 손으로 단추를 채우면 왼손이 자기 마음대로 단추를 풀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이다. 이른바 '외계인 손 증후군(alien hand syndrome)'이다. 의학자들은 두 손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움직인다고 해서 이 같은 명칭을 붙였다. 외계인이나 가능하다고 해서다.

미국의 '사이언스 채널'은 '외계인 손 증후군' 사례를 시리즈로 제작, 지난 18일(현지시간) 첫 방영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두 손이 따로 움직이는 이유는 오른쪽 뇌와 왼쪽 뇌가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고 각각 따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뇌졸중이나 갑작스런 사고로 뇌를 다칠 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신의 손이 자체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희귀한 질병이다. 겉보기엔 멀쩡한 손이지만 그것을 본인의 의사로 통제할 수 없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 증후군이 처음 보고된 것은 1909년이다. 지금까지 학계에 정식 알려진 사례는 50건에 불과하다.

할리우드에서도 이 증후군을 영화화해 인기를 끌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년)와 '아이들 핸즈'(1999년) 등이다.

사이언스 채널은 '외계인 손 증후군'을 1주일에 1회, 시리즈물로 내놓을 계획이다. 방송국 측은 환자들이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 경우는 없지만 이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시리즈물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