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과 KT가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규 회원 가입신청서를 제출, 프로야구 제 10구단 창단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전북과 손잡은 부영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이중근 부영그룹회장,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직접 양해영 KBO사무총장에게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신청서를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30년 간은 구단 운영을 해 나갈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험없이 (프로야구단 창단을)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또 인구가 적다, 회사규모가 적다는 그런 지적들도 있지만 구단 유치 조건에는 하자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 회장은 'KT와 맞대결은 무리'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회사 규모가 무조건 크다고 해서 강하고, 적다고 해서 약하다는 논리보다는 부영도 야구단을 충분히 운영할 만하다고 판단이 돼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도지사도 10구단 전북 유치에 힘을 보탰다.
김 도지사는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열기 위해 수도권보다는 지역연고제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지방에 신생 구단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전북에 오는 것이 야구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은 한국 야구발전사를 쓴 산실"이라며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기에 야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영과 전북은 '지역안배론' 내세우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만 4개 구단이 몰려있는 상황에서 수원에 10구단이 창단되면 야구의 균형발전이 저해된다는 입장이다.
부영과 전북은 10구단 유치를 위해 1100억원을 들여 2만5000석 규모의 '전주 전용야구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전주 전용야구장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옆 총부지 6만㎡ 위에 세워진다. 이중 야구장 부지는 2만3500㎡, 편의시설과 주차장 부지는 3만6500㎡이다.
경기장은 2013년 6월에 착공, 20개월 후인 2015년 2월에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2015 시즌부터 1군 경기장으로 사용된다.
김 지사는 "전북은 메인 경기장을 전주로 하고 1만여석 규모의 군산 월명야구장은 1만5000석 규모로 늘려 2군 구장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며 도시간 경쟁구도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영은 10구단을 유치 할 경우 이름을 '부영 드래곤즈(Booyoung Dragons)'로 하기로 확정, 발표하기도 했다.
수원시와 함께 10구단 유치 경쟁에 뛰어든 KT도 부영에 이어 KBO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석채 KT회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가입신청서 제출 마감 30분전인 오후 2시30분께 양 사무총장에게 신청서를 직접 전달했다.
이 회장은 신청서 접수 후 "KT의 야구단 창단(계획)은 오래전부터 진행됐던 것"이라며 "이제는 사세가 확장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야구단을 육성해 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신청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KT는 30년 넘게 하키와 사격 등 비인기종목 스포츠단을 운영해왔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도 12년 간 지원해왔다"며 "스포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기에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2년 전부터 10구단을 우리 지역에 유치하기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염 시장은 이어 "수원에는 두터운 야구 인프라와 적극적인 팬이 많아 수원시에 10구단을 유치해야 한다는 열망이 높다"며 "수원에 10구단이 창단되면 경기 남부권 900만 시민들이 결집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10구단을 유치한다면 프로축구단(수원 삼성)과 같은 위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안도 곧 발표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KT와 수원은 시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구가 115만명에 달하는 수원은 고른 인프라와 서울, 인천에서 각각 1시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교통망을 갖춰 관중 동원능력에 앞서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프로야구단의 연고지 선정은 지역 안배보다는 시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KT는 또한 야구와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해 기존 야구장을 ICT 기반의 오락, 레저, 교육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제 10구단의 운명은 KBO에 달려있다.
신청서를 접수받은 KBO는 외부 인사 20명 안팎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신청 기업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평가위원회는 야구단 운영의 지속성, 인프라 개선 의지, 창단 기업 재정 건전성, 관중 동원 능력 등 30여개에 달하는 각각의 평가 항목을 두고 비공개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KBO는 다음 주 중으로 이사회를 열어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이후 이사회의 심의와 총회의 의결을 거쳐 10구단의 대상자를 최종 확정 지을 방침이다.
총회에서 회원 가입이 승인되면 해당 기업은 이사회에서 정한 일정액의 가입금과 야구발전기금, 가입예치금을 납부해야 한다.
KBO에 따르면 10구단은 이르면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