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천탑클래스본원(경기 이천시 설성면, 이하 '이천탑클래스') 수강생은 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총점(표준점수 기준, 전년도 대비)을 인문계열 평균 90.4점, 자연계열 평균 97.8점이나 올렸다. 등급으로 치면 인문계열은 2.1등급, 자연계열은 2.3등급이 각각 오른 것이다. 올해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도 전이지만 이곳엔 벌써 적지않은 학생이 입소해 있다. 대입 선행학습반(이하 '선행반') 수강생들이다. 지난 17일, 선행반 학생 세 명과 전임 강사 두 명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이천=한준호 기자

6시 30분_ 기상

오전 6시 30분. 안개가 자욱한 날이었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답게 공기는 상쾌했다. 이날도 김은태(19·울산 제일고 졸)씨는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그는 "맑은 공기 덕분인지 조금만 자도 피곤이 가시고 눈이 절로 떠진다"며 웃었다.

이번이 네 번째 대입 도전. 몸도, 마음도 지쳤을 법한데 그는 의외로 쌩쌩했다. 약 3만3058㎡(1만 평)의 넓은 부지 내 운동장과 헬스장 덕분에 체력 관리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재수는 독학으로, 삼수는 지방 입시학원에서 각각 치렀던 은태씨는 "기숙학원이야말로 내 성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곳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등 번화가에 있는 입시학원은 주변 여건이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지방 학원은 아무래도 수업의 질이 떨어지더라고요. 이천탑클래스는 위치도, 수업도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8시_ 아침 식사 후 간단한 테스트

아침 식사가 끝나는 오전 8시부터 영단어 시험과 영어 듣기 평가가 이어졌다. 역시 지난해 혼자 재수를 했던 신승진(19·검정고시)씨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그는 "예전엔 한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겨워지면 목표량을 다 못 채워도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는 등 '내키는 대로' 공부했다"며 "특히 영어 실력이 부족했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매일 꾸준히 공부하니 실력 느는 게 느껴진다"며 뿌듯해했다.

이천=한준호 기자

9시_ 오전·오후 총 8교시의 정규 수업

오전 9시, 정규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수업은 오전·오후 각 4교시씩 총 8교시에 걸쳐 진행된다. 선행반 수강생은 국어·영어·수학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확 달라지는 수능 유형에 대비하고 있다. "군대를 다녀오는 바람에 머릿속이 백지 상태"라는 김정훈(21·경북 문경 점촌고 졸)씨는 수학 비중을 대폭 높인 선행반 교과 과정에 끌려 이천탑클래스를 찾았다.

"예전엔 제 수준에 맞지 않은 내용을 배우다 보니 진도 따라가기에도 벅찼어요. 지금은 '오늘은 어디까지 공부해야지' 같은 고민을 따로 하지 않아도 학습 플래너 작성 등을 도와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요. 전 말 그대로 공부만 하면 되니까요." 한정헌(49) 강사는 "이 시기 아이들의 질문은 대부분 수학에 집중돼 있다"며 "그 때문에 우리 학원 수학 강사는 학원에 상주하며 언제든 재원생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과 학생이 모인 '선행 S반' 담임인 한 강사 역시 1주일에 나흘 전후로 학원에 머무른다.

20시_ 저녁 식사 후 자습실

오후 수업과 저녁 식사까지 마치고 나면 각 반 학생은 일제히 자습실로 향한다. 이천탑클래스 자습실엔 '독서실' 하면 연상되는 좁고 답답한 책상 대신 탁 트인 책상이 놓여 있다. "반별로 독서실을 따로 쓰는 게 이천탑클래스만의 특징"이라는 김석민(43) 강사는 "강의실에서 자습할 때 발생하기 쉬운 집중력 저하와 전체 원생이 자습실을 함께 쓸 때 생기는 산만함을 모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3시 30분_ 기숙사행

밤 11시 30분, 자습이 끝나자 남학생과 여학생은 각각 멀리 떨어진 자신의 기숙사로 향했다. 이천탑클래스에선 남녀 재원생 간 대화가 철저히 금지된다. 한 강사는 "자기 자신을 엄격히 관리하며 재수에 성공하는 수험생은 극히 일부"라며 "타인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대다수의 수험생에게 '공부 말곤 할 게 없는' 기숙학원은 마침맞은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