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둘러싼 국가들이 '군사력 뽐내기'에 한창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관영방송 CCTV 등은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위에서 실시된 전투기 이·착륙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 역시 오는 22일 이전 위성발사용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과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 기술이 매우 유사하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은 북한의 로켓 발포를 '미사일 실험'으로 규정하고 즉각 제재에 나섰다. 급박한 안보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이와 관련, 지난해 설립된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의 행보가 주목된다.
홍성경(48)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 교수(학과장)에 따르면 학과 설립을 이끈 건 해군의 전폭적 지원이다. 해군은 △4년 등록금 전액 지급 △졸업 즉시 소령 임관(이상 재학생 전원 대상) 등의 혜택을 내걸고 무기체계 전문가 교육 주관 대학을 공모했다. 세종대는 풍부한 경력을 갖춘 교수진을 앞세워 '민간 사관학교' 자격을 얻었고 지난해 6월 해군과 해당 학과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홍성경 교수 역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경력을 갖고 있다.)
해군이 이처럼 과학자 양성에 두 팔 걷어붙인 이유는 뭘까. 홍 교수는 "원거리 공격이 잦은 해전(海戰)의 특징상 해군은 유능한 과학자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무기는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적의 배를 탐지한 후 자동 폭발하는 어뢰, 음파로 적을 찾는 잠수함 등은 최신 IT 공학기술이 접목된 경우입니다. 특히 해군에선 무기 체계 전문 인력이 절실해요. 육탄전이 적은 만큼 좋은 무기를 가진 쪽이 승리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의 커리큘럼을 이루는 2개 축은 '군사학'과 '공학'이다. 이 중 국방시스템공학과의 특징을 나타내는 건 후자 쪽. 세종대 국방시스템공학과는 국내에 설립된 군사학과 중 유일하게 공과대학에 속해 있다. '로봇공학' '전기및시스템' 등 기계공학·전기전자공학과 관련 수업은 타 군사학과에선 찾아볼 수 없다. 홍 교수는 "이 밖에도 기계공학·항공우주학·정보보호공학 중 1개 학과 복수 전공을 의무화해 해군사관학교 무기체계공학과와의 차별성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방시스템공학과는 자연계열에 속해 있지만 문과생의 교차지원도 가능하다. 특히 홍 교수는 문과생의 입학에 대해 '적극 찬성론'을 펼쳤다. "올해 과 수석을 차지한 학생이 문과 출신인 만큼 문과생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공대 커리큘럼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학교 측은 (공학 수업의 특징상)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 신설도 검토 중이다.
국방시스템공학과 졸업생은 전원 해군 장교로 7년간 복무하게 된다. 이후엔 제대와 장기 복무 중 한쪽을 선택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어느 쪽을 택하든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요즘은 직업 군인도 처우가 좋은 편입니다. 월급이 많이 올랐고 정년도 50대 초반까지 길어졌거든요. 군대를 나온 후엔 관련 경력을 살려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한화·국방과학연구소 등의 방위산업체에 취직할 수 있어요. 이들 업체가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우리 학과생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국방시스템공학과 모집 요강
●수시: 국방시스템공학 특별전형(15명)
●정시: '가' 군(15명)
주1)각 전형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됨.
주2)주요 평가 항목은 체력검정·면접·신체검사·인성검사·신원조회 등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