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봉산탈춤을 배우고, 아리랑을 부르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공립학교가 있다.
맨해튼의 할렘가에 있는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 스쿨((DPPS·Democracy Prep Public Charter School·DPPS)'은 2006년 설립된 이래 한국어와 문화 교육으로 탁월한 교육 효과를 거둬 지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DPPS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2학년이 있다. DPPS의 9~11학년(우리로 치면 중3~고2)은 한국어를 제2외국어 필수 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또한 태권도·봉산탈춤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배우는 학생도 많다. DPPS의 설립자이자 교장인 세스 앤드루(31) 교장은 2001년 충남 천안의 동성중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지내면서 국내의 높은 교육열에 감탄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앤드루 교장은 흑인 빈민가에서 한국식 교육을 이식하면 청소년 일탈과 범죄를 줄일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앤드루 교장은 아리랑·봉산탈춤뿐만 아니라 한국의 깍듯한 예의범절을 들여오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교사를 존경하는 한국 문화가 앤드루 교장에게는 너무 인상적이었다. 앤드루 교장은 DPPS 학생들이 교사에게 말대꾸하거나 버릇없이 굴지 못하도록 했다. 앤드루 교장은 학생의 존경은 교사의 열정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 앤드루 교장은 오후 3시면 수업이 끝나는 일반적인 미국 학교와 달리 방과 후 수업을 도입해 학생들이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든 과외활동이든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했다.
앤드루 교장의 도전은 탁월한 성과로 이어졌다. DPPS는 작년 고교생 졸업시험(리전트)에서 영어는 99%, 수학은 98%가 각각 통과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뉴욕시의 우수 학생들이 모인 특수목적고 합격률에 맞먹는 성적이다. 할렘가에서 이룬 앤드루 교장의 기적이 알려지면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DPPS를 방문하기도 했다.
앤드루 교장이 이룬 성과는 한국에도 알려졌다. 앤드루 교장은 학생 대표단과 함께 방한(訪韓)해 20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났다.
앤드루 교장은 "한국에 있을 때 선생님에 대한 학생과 사회의 존경, 예의를 강조한 교육 풍토 등 한국의 학교문화에 큰 감명을 받고 미국에서도 한국식 학교 문화가 있는 학교에 대해 꿈을 꿨다"며 "가난한 지역의 학생이 대학 진학에 대한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