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과 레스토랑 등 세계 고급 건축물의 인테리어 시장을 장악한 미국과 유럽 인테리어 관련 기업 수백여곳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바이어를 상대할 전진기지로 경기도 구리시를 선택할 전망이다.

미국의 건축설계·인테리어디자인기업과 가구 등 관련 제조기업 등 40여개사 대표들과 구리시는 9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의 뉴욕팰리스호텔에서 구리시 토평동 일대에 건설 예정인 '구리월드디자인센터'에 기업별 상설전시관을 여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리시는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모두 300여개의 기업과 입주 MOU를 맺을 예정이다.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일대에 들어서는 ‘구리월드디자인센터’의 조감도. 244만㎡의 부지에 아파트 7000가구, 호텔, 국제학교, 상업·업무시설, 아쿠아리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구리월드디자인센터는 아시아에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대단위 '호스피털리티 디자인(Hospitality design)' 쇼핑 단지다. 호스피털리티 디자인은 호텔·레스토랑 등 고급 접객(接客) 산업과 관련한 맞춤형 인테리어 디자인을 뜻한다. 호스피털리티 디자인 및 그 관련 제조업체들은 그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이포인트시(市)의 '하이포인트마켓', 라스베이거스의 '월드마켓센터'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중국 등 아시아의 호스피털리티 디자인 수요가 급증하자 아시아 지역에 공급기지를 물색해 왔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 호스피털리티 디자인 시장 규모는 2400억달러(261조원)이며 이는 세계시장의 70%에 해당한다.

구리월드디자인센터는 IIDA(국제 인테리어 디자인 협회), ASID(미국 인테리어 디자인 협회) 등 세계 5대 인테리어 디자인 단체가 2007년 공동으로 구리시에 디자인센터 건립 의사를 타진한 것이 계기가 돼 탄생하게 됐다. 이 5개 단체를 중심으로 구성된 구리월드디자인센터 유치 국제자문위원회(위원장 미셸 핀)는 관련 브랜드 2000개사를 구리시에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리시는 디자인센터가 ▲서비스 분야 일자리 11만개 ▲직접투자 200억달러 ▲연간 방문객 180만~300만명 등 총 7조원의 경제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리월드디자인센터는 내년에 착공해 2015년 1차로 상설 전시장과 특급호텔 2곳, 외국인 학교, 외국인 주거시설 등을 완공할 예정이다. 최종 완공 예정 연도는 2020년이다. 디자인센터 자문위원인 문희화 고려대 초빙교수는 "디자인 센터 건립을 계기로 디자인 분야가 제조업에 이어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