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옛 버마)에서 태어났다. 1985년 어려운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하러 한국에 왔다. 한동안 김포에 있는 박스 공장에서 일했다. 한국 생활 3년이 지난 1988년 부천외국인 노동자센터의 '이주민과 함께하는 잔치'를 통해 부천시를 알게 되었다.
주말마다 부천에 있는 미얀마 공동체, 이주민 공동체들과 함께 활동하게 됐다. 나는 외로움과 괴로움을 함께하며 타국 생활을 버텨냈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부천에 달려와 여러 이주민과 함께 문화축제와 공동체 행사에 참여하고, 다양한 사회봉사를 하며 가치 있는 삶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부천시가 공동체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되어가니 이주민 공동체들도 많이 생겼다. 미얀마인들도 부천에서 정치·복지·교육·종교 관련 단체들을 결성해 자기 나라에 기여하는 활동들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참 고마운 도시다.
자신이 부천에서 살지 않더라도 공동체 사무실을 부천에 두는 이주민들도 많았다. 그리고 고국에서부터 공동체들의 소식을 통해 부천시를 이미 알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부천 지역에서 일하게 될 때, 자신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부천시는 이주민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다.
이제 나도 18년째 부천에서 지내며 ㈜다문화 다국적 노래단 '몽땅'의 홍보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몽땅'은 미얀마·중국·인도네시아·몽골·티베트·필리핀·미국·모로코·한국 등 9개 나라 출신 10여명의 다문화 구성원들로 이뤄진 문화예술 단체이다. '몽땅'은 판타스틱스튜디오 제막식 등 부천의 각종 주요 행사에 참가해 각국의 민요와 문화를 소개한다. 서울과 인천에서도 공연을 펼친다. 지난 5월 5일과 6일에는 서울 청계천에서 서울시민들을 상대로 공연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의 스카이페스티벌과 서울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축하 공연을 펼쳐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단원들은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르지만 같은 노래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능력, 다양성을 존중하는 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서비스를 생산하는 일을 하는 '몽땅'이 매일 출퇴근하는 곳은 부천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있는 복사골문화센터다.
부천문화재단은 '몽땅'이 활동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게 다양한 협조를 아끼지 않는 매우 든든한 파트너다. 단원들은 풍요롭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재단 내 공간들을 사용하면서 부천과 다문화 사회에 기여하는 활발한 활동들을 펼쳐 나가고 있다. 문화재단 내 문화감수성, 문화어울림, 문화생산 등 문화적 활동들을 통해 문화 시민이 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좋아하고 있다.
세계의 미래사회는 다양한 문화들이 서로 어울리는 다문화 사회다. 하지만 부천시는 오래전부터 미래 세계에 이미 도착했다. '좋은 나무는 새 수만 마리의 안식처가 된다'는 미얀마 속담처럼 시민들을 문화인으로 만들어주고, 이주민들에게 따뜻함과 안전감을 주고, 그리고 자신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문화도시 부천시가 매우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