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g부터 12g까지 5가지의 웨이트 스크류로 헤드 무게를 조절하는 캘러웨이 '레가시 퍼플 드라이버'(왼쪽). 로프트 각도를 8.5~12도 범위에서 0.5도씩 직접 조절할 수 있는 핑의 '앤서 드라이버'.

골퍼가 자신의 스윙에 맞춰 직접 탄도와 구질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셀프 튜닝' 드라이버는 2004년 첫 등장 이후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시장의 대세가 됐다.

점점 더 다양한 조절 능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던 이 셀프 튜닝 바람이 올해 꼭 필요한 기능만 단순하게 하는 제품과 섬세한 기능을 갖추는 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색상도 브랜드별로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최근 캘러웨이 골프가 내놓은 '레가시 퍼플 라인'의 드라이버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이 꼭 필요한 기능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5g부터 12g까지 5가지의 웨이트 스크류로 골퍼의 헤드 스피드에 맞게 무게를 조절하는 튜닝 시스템을 갖췄다. 일반 주말 골퍼에게는 클럽페이스 각도 1~2도를 조절하는 것보다는 그날 컨디션에 따른 헤드 스피드에 적합한 드라이버 중량을 찾아내 가볍게 스윙하는 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이유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의 김지현 프로는 "웨이트 스크류를 바꿔가면서 공을 대여섯 개씩 쳐보면 적합한 중량을 느낄 수 있다"며 "연습량이 많지 않고 자신감이 없을수록 가볍게 스윙한다는 느낌일 때 좋은 샷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의 대표적 장타자 버바 왓슨의 핑크색 드라이버로 강한 인상을 주었던 핑에서는 2013년 모델 '앤서 드라이버'의 로프트 각도를 8.5~12도 범위에서 0.5도씩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스윙에 비해 로프트가 낮은 클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 골퍼들이 부담 없이 로프트를 조절해 적합한 탄도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블랙컬러에 헤드 윗부분은 눈부심이 방지되도록 마감 처리를 했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가 사용하는 타이틀리스트 신모델 '913 D3'는 슈어핏 투어 호젤이라는 특허 기술이 적용돼 있다. 2개 층으로 나뉜 호젤에서 각각 로프트와 라이각을 0.75도씩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총 16가지의 구질과 탄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에는 다음 달쯤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무게중심을 조절하는 드라이버를 내놓아 셀프 튜닝 드라이버의 원조격인 테일러메이드의 R11S는 좌우 120야드 폭에서 조절이 가능하고, 구질이 80가지나 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