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상호협력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와 뉴욕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독도와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주뉴욕 총영사관은 지난 14일 외교통상부가 제작한 독도 홍보 책자 100여부를 "여러 곳에 잘 배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코리아소사이어티 뉴욕 본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홍보물은 22일 현재 한 부도 외부로 나가지 않은 채 코리아소사이어티 사무실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코리아소사이어티 내부에서 이 책자와 관련해 말썽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한 한국인 직원이 이 책자를 본부 사무실 출입구 옆 탁자에 비치해 방문객들이 오가며 한 부씩 가져갈 수 있게 했는데,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이 단체 마크 민튼 회장이 해당 직원을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이지 한국 정부의 대리인이 아니다. 한국 정부의 프로파간다(정치선전)를 그대로 옮겨줄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민튼 회장은 2003~2005년 주한 미국 부대사를 지냈다.

코리아소사이어티 다니엘 레빈 부회장은 20일 이러한 내용을 확인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책자를 적절한 곳에 나눠주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이날 오후 영사관 측에 "책자를 치운 것은 정치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협력 증진'을 공식 목표로 내걸고 활동 중이며, 연간 370만달러에 달하는 운영비 가운데 60% 이상을 한국 또는 한국계 기업으로부터 지원받는다. 이 단체에 10만달러 이상 기부한 기업·단체 10곳 가운데 9곳이 삼성, 현대차, 국제교류재단, SK, 포스코 등 한국 기업·단체다.

이 단체는 에번스 리비어 전임 회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동해' 대신 '일본해(Sea of Japan)'라는 표기가 들어간 금장(金裝) 동북아 지도를 걸어놨던 전력도 있다. 그는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이 지도를, 한국 영사관의 교체 요청에도 끝까지 유지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