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무덥고 비가 잦은 게 여름 날씨의 특징이라곤 하지만 올해는 유독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더욱이 최근엔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 때문에 경제적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까지 입고 있다. 생태계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이상기후가 그 원인이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대책 수립에 골몰하면서 기후변화전문가가 새삼 주목 받는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변화전문가는 △미래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고 △기후 변화가 다양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며 △기후 변화를 방지하거나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반 정책을 마련하는 직업을 일컫는다. 이들은 주로 기상청이나 국립기상연구소, 혹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돼 근무한다. 근무처별 임무엔 다소 차이가 있다. 기상청이나 기상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기후변화전문가는 기후와 관련된 과거 데이터베이스를 분석, 이를 토대로 미래 기후의 변화 양상을 예측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기후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저감 정책, 즉 '탄소 발자국 줄이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캠페인을 마련해 시민 참여를 이끈다. 또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계획도 세운다.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할 지역을 추정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관내 기업이 고효율 에너지 시설이나 장비를 개발·보급하는 등 관련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 정부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 기반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6년부터 환경부가 중심이 돼 '기후변화 특성화 대학원'을 지정, △온실가스 감축 정책 △영향평가와 적응 대책 △온실가스 배출 통계 등 분야별 전문가 육성을 지원해 왔다. 기후변화전문가로 활동하려면 대학에서 기후학·대기과학·해양학·환경공학 등을 전공한 후 특성화 대학원에 진학해 각자의 전문성을 기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물리학·화학·지리학·수학 등 기초 학문에 흥미와 적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기후 변화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다방면의 지식과 통합적 사고력, 넓은 안목, 분석력과 논리력 등도 필요하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애정은 물론, 환경과 관련한 해외 선진국의 최신 동향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국제 감각까지 겸비하면 더할 나위가 없다.
기후변화전문가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 기후 변화 완화 대책은 전 세계 공통의 고민거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가입하게 되면 국내에서 기후변화전문가의 입지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중앙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기후 변화 전담 부서를 꾸리며 해당 인력의 전문성 강화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이와 관련, 과거 일반 공무원이 보직을 맡아 수행하던 업무 자체를 기후변화전문가가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농업·물관리·산림·해양 관련 기업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후 변화의 영향 평가와 취약점 파악, 대책 마련 등의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이 활발해지는 점 역시 기후변화전문가의 채용 전망을 밝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