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여자 수구 경기를 생중계한 미 NBC 방송에서 선수의 가슴이 노출된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 논란이 일고 있다.

1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워터폴로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수구 A조 미국-스페인 경기에서 격렬한 몸싸움 도중 미국 선수 케이미 크렉이 스페인 선수의 수영복 겨드랑이 밑부분을 잡아내려 가슴이 노출됐다.

수영장 아래에 설치된 수중카메라에 잡힌 노출 화면은 선수가 활발히 움직인 데다 단 몇초에 불과해 웬만해선 TV 시청자들이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부분은 SNS를 통해 퍼졌고, 유튜브에도 올라가 전세계적으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유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선 생중계였기에 어쩔 수 없었던 방송사고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NBC측도 그렇고, 시청자, 언론도 그렇게 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사이트 ‘블리처 리포트’는 3일 수구의 특성상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에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이해’했다. 좀 더 생생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수중카메라로 찍은 물밑장면을 방영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 인터넷 매체 ‘이그재미너닷컴’ 도 수구의 특성상 늘 발생하는 몸싸움이었기에 노출장면이 화면에 드러난 것은 말 그대로 ‘사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구 규칙에선 물속에서 선수끼리 발로 차고, 붙잡고, 끌어 당기고, 손과 팔로 치는 등의 몸싸움이 허용된다. 수영복을 붙잡아 당기는 정도는 수없이 나오는 평범한 플레이다.

노출장면이 방영된 데 대한 논란의 핵심은 하필 수영복이 벗겨질 수도 있는 수구 종목을 생중계했느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시차를 두는 중계방송이었다면 NBC가 여자선수의 가슴 노출 장면이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방송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다.

이같은 지적에 NBC측은 내심 반가워하고 있다. NBC는 그동안 올림픽 경기를 생중계하는 경우가 너무 적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NBC는 올림픽 방송 분량의 95%를 녹화방송으로 소화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불만이 컸다.

NBC는 영국과의 시차를 이유로 관심이 높은 선수와 종목의 경기를 녹화한 뒤 프라임타임에 방송해왔다. 이는 광고수익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NBC는 시청자 불만이 커지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생중계 분량을 늘리려던 차였다.

이런 상황에서 생중계된 수구 종목에서 노출사고가 일어나면서 녹화방송의 긍정적인 면에 대한 얘기가 외부에서 제기되니 좋을 수밖에 없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NBC 스포츠그룹 그렉 휴즈 수석부사장은 뉴욕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송사고와 관련해 “모든 이의 견해를 듣고 우리 비즈니스에 가장 좋은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늘 그래왔듯 수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겠다는 뜻이고, NBC는 결국 돈벌이에 도움이 안되는 생중계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데일리뉴스의 전망이다.

제이 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