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별 소득·교육 격차와 음주율 격차가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비교적 적은 지역 음주율이 낮은 반면, 수급자가 많은 지역 음주율은 높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 구별 고위험 음주율과 월간 음주율을 23일 공개했다. 이번 지역사회 건강조사는 지난해 8~10월 서울시내 1만1909가구 만 19세 이상 2만312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고위험 음주율이 낮은 지역으로는 서초구와 양천구가 꼽혔다. 연구를 수행한 인제대 박노례 교수는 "소득과 학력이 높은 지역 주민은 음주율이 낮은 경향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소득 수준이 높은 강남구와 송파구도 고위험 음주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대학가 술집이 몰려 있는 마포구와 서대문구의 경우, 고위험 음주율이 상당히 낮았다. 서대문구 보건소 관계자는 "신촌·홍대를 제외하고는 유흥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자치구는 노원·도봉·중랑·구로·강동 등이었다.
월간 음주율은 고위험 음주율과는 조사 결과가 다소 달랐다. 고위험 음주율이 낮았던 서초·송파구 월간 음주율은 상위권이었다. 시 관계자는 "서초·송파 주민들이 음주 생활을 즐기지만, 과하게 마시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했다.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노원·도봉·구로구는 월간 음주율도 높게 나타났다. 강북 지역 한 보건소장은"이 지역들에는 편의점·동네 수퍼 앞 파라솔에서 주민이 오가며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편"이라고 했다. 술을 접할 기회가 많다 보니 이에 따라 음주율도 높아졌다는 것.
낮은 지역으로는 강남·금천·동작·마포·서대문구가 꼽혔다. 연구자들은 "강남에 술집이 몰려 있지만, 지역 주민은 자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전체적으로는 고위험 음주율과 월간 음주율이 각각 상승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2010년 15.7%에서 18.2%로, 월간 음주율도 59.8%에서 61.4%로 높아졌다.
☞고위험 음주율
주 2회 이상 많은 술(한 번에 남자 7잔·여자 5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 비율.
☞월간 음주율
전체 조사 대상 중 '최근 1년 동안 1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