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4년 만에 극 영화로 돌아온 김기덕 감독이 다소 궁금증이 들 수 있는 영화 제목 '피에타'의 의미를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19일 오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본당에서 열린 영화 '피에타' 제작보고회에서 "'피에타'라고 제목을 정하게 된 이유는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피에타의 의미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목이 개인적으로도 무게가 있는 만만치 않은 제목이었다. 여러가지 제목이 있었지만 결국 '피에타'로 정한 것은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 때문이었다"라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신 앞에서 자비를 기다려야하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사회는 돈 때문에 인간관계들이 엉켜버린 상황인 것 같다. 크게는 전쟁에서 작게는 사소한 싸움까지 대부분 돈, 명예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아닐까 한다"며 "그렇다고 '피에타'가 시사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모두는 다 공범이 아닌가 생각했다. 경상도에서 살인 사건이 나도 강원도 주민도 공범이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거미줄처럼 엉켜 있어서 거미줄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피에타'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또 하나는 내가 열 다섯살 때부터 청계천 공장에서 7년간 일했는데 청계천은 나의 어린시절에 중요한 공간이다. 청계천이 이제 서서히 빌딩이 들어서고 몇년 후에는 없어질텐데 한때는 전자산업의 아카데미였다. 많은 샘플들이 나왔고 그런 것들이 현대의 거대 기계회사도 만들어낸것이다"면서 "청계천에서 우리나라의 근대 산업이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청계천에 인사를 하고 싶었다. 자본주의가 잠식해가는 청계천을 통해 돈 문제들을 비유해 본 것도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와 이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8월 말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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