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을 때 서양인에게는 없고, 동양인에게만 있다고 해서 '아시안 플러싱(Asian Flushing)'이라는 용어가 있다. 플러싱은 술을 먹으면 얼굴이 빨갛게 홍조를 띠는 현상을 말한다. 이게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는 흔히 있지만, 미국인에게는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술 먹고 얼굴이나 피부가 빨갛게 변하는 것은 결국 술에 약한 체질이라는 것이다.
섭취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남아돌면 얼굴이나 피부의 혈관을 팽창시켜 얼굴을 빨갛게 만든다. 따라서 얼굴 홍조 현상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대사시키는 효소의 기능이 약하다는 의미다. 동양인이 서양인과 달리 얼굴 홍조 현상이 많다는 것은 바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인종적으로, 선천적으로 동양인이 더 적다는 의미로 체질상 서양인은 술이 잘 받고 동양인은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을 자제해야 한다. 알코올에 의한 독성에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자신이 괴롭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술을 자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알코올 중독 발생도 준다.
하지만 음주 문화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는 알코올로 얼굴 홍조를 띠는 그룹에서도 알코올 중독자가 똑같은 비율로 생긴다는 것이다.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과 기선완 교수는 "원래 술을 잘 먹는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많이 빠지는데 우리나라는 술을 잘 못 마셔도 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우리나라는 집단적 음주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입력 2012.07.10. 03:13업데이트 2012.07.10. 08:49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