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사대부중은 매주 금요일 하교 직전 6·7교시를 학교스포츠클럽 시간으로 운영한다. 1·2학년은 격주 금요일마다 두 시간씩, 3학년은 매주 금요일 두 시간씩 스포츠클럽 활동을 한다. 학교 스포츠클럽을 담당하는 구기남(49) 교사는 "지난해 연간 2~8회 무단결석을 하던 학생들이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시작한 후부터 등교를 거르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일부 중학교에서 운영해오던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올해 2학기부터는 전국의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스포츠클럽 활동은 체육 시간과는 별도로 하는 것이다. 각종 스포츠 활동을 많이 하면 학생들의 체력과 인성(人性)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친구들 간에 협동심이 형성돼 왕따 등 학교 폭력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학교 스포츠클럽은 연간 34~68시간 운영되며, 모든 학생은 한 종목 이상 스포츠클럽에 가입해야 한다. 체육 수업 위주로 해온 우리나라 학교 체육이 스포츠클럽이 활발한 미국·일본 등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셈이다.
미국에선 스포츠클럽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스포츠클럽에서 리더 역할을 했느냐 여부가 진학에도 영향을 준다. 그만큼 교육에서 운동을 중시하는 것이다. 독일도 학교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돼 있어 학교 스포츠클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학생 수만 83만여명에 달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을 발표하고 "게임 중독 및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데 신체 활동이 중요하다"며 "학교 스포츠클럽을 올해 2학기부터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학교 스포츠클럽은 축구·농구·태권도·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 가운데 학생이 원하는 종목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학교 1·2학년은 매주 1시간씩 연간 34시간, 3학년은 매주 2시간씩 연간 68시간 학교 스포츠클럽에 참여해 3년간 총 136시간 스포츠클럽 활동을 한다. 각 학교가 다른 교과 수업을 조금씩 줄이고 그 대신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점심 때나 방과 후, 토요일 등에도 스포츠클럽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앙대학교 학교체육연구소가 전국 중학생 496명을 조사한 결과 '학교 스포츠클럽 확대'에 대해 88.3%가 찬성했다. 이들은 스포츠클럽 활동이 신체적 건강 증진(84.9%),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83.9%), 친구들과 좋은 관계 유지(82.7%), 바람직한 인성 함양(73.6%), 학교 폭력 문제 해결(69.8%) 등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운동장·체육관·수영장 등 운동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학교가 적지 않아 스포츠클럽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 등을 추가로 건립하고 스포츠 강사 배치를 위한 인건비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스포츠클럽
정규 체육수업 이외에 축구·농구·태권도·테니스·수영·댄스스포츠·요가 등 다양한 스포츠 가운데 원하는 종목을 골라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활동. 점심 시간이나 방과 후, 토요일을 이용해 운영된다. 체육수업과 스포츠클럽활동을 합치면 중학생 1인당 일주일에 평균 4시간 운동을 하게 된다.